[글렌데일=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봉중근, “현진아, 올해는 우리 정신차리자”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 스타디움에 전지훈련지를 차린 LG 스프링캠프에 19일(한국시간)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바로 옆 그라운드에서 훈련하고 있는 류현진(29·LA다저스)이었다. LG는 LA다저스의 스프링캠프를 사용한다. 

류현진은 오전 훈련을 마치고 봉중근(36) 등 친한 선후배와 만났다. 며칠 전에 훈련을 시작한 류현진은 사실 LG선수단의 입국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었다. 봉중근이 점심시간에 찾아온 류현진을 향해 “왜 왔어?”라고 방싯하자 그는 “형 보러 왔지”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봉중근은 “(류)현진아, 네가 그렇게 던질 줄 몰랐다. 너무 빠른게 아닌가 생각했다. 그런데 밸런스가 좋더라”고 했다. 이날 오전훈련 중에 옆 그라운드로 이동하던 봉중근은 멀리서 캐치볼 훈련을 하던 류현진을 지켜봤다. 그리고 “밸런스가 좋다”라고 외치며 후배를 응원하기도 했다. 함께 지켜보던 우규민도 “좋다”라며 격려했다.

봉중근은 키킹 동작 이후 투구로 이어지는 류현진의 움직임이 좋고 공을 던질때도 이전 좋았을때의 투구폼이 그대로 나온다고 평가했다.  

이날 오전에 류현진은 약 50개 정도의 공을 던졌다. 15m 정도에서 시작해 35m까지 거리를 넓혀가며 공을 던졌다. 내일(20일)은 불펜피칭을 할 예정이다.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는 전혀 문제가 없다. 좋다”라며 만족감을 보였다. 그는 훈련 도중 동료들과 장난을 치는 등 컨디션이 좋을 때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밸런스가 좋다”는 봉중근의 칭찬에 류현진도 “형이 캠프 첫 날 부터 공을 던지는거 봤다. 지난해엔 2월 10일 정도에 던지더니 올해는 다르다”라고 했다. 봉중근은 “FA를 앞두고 왜 잘하는지 알겠더라”고 답했다. 봉중근은 올시즌을 마치면 FA자격을 얻게 된다. 

그는 취재진을 향해 “올해가 중요하다. 지난 4년간 마무리를 하다가 선발로 전환한다. (류)현진이와 거의 비슷한 기분이다. 캠프에서 남들보다 더 하려는 마음을 가짐이다. 작년엔 (류)현진이와 재미있게 했다면 올해는 (양상문) 감독님 말씀처럼 야구만 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류)현진이가 더 빨리 부활했으면 좋겠다. 한국에서 여러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는데, 서로 경쟁할거 같다. 그동안 추신수와 류현진이 매스컴의 주목을 받았는데, 이제는 다르다. 하지만 대스타라도 선수입장에서는 더 각광받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봉중근은 류현진을 향해 “정신 차려야 하는 해다. 둘 다. 작년 웃으며 보냈는데, 올해는 둘 다 정신차리자”라고 껄껄 웃었다. 농담조로 가볍게 건넨 말이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다시 최고가 되자는 마음이 녹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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