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기계’ 김현수(28·볼티모어)도 입력값을 인식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곳이 메이저리그다. 3연속경기 선발출장 했지만 첫 번째 출루를 기록하는데 실패했다.

김현수는 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에 위치한 샬럿 스포츠파크에서 탬파베이와 치른 2016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5번타자 좌익수로 선발출장했다. 지난 2일부터 3연속경기 선발 출전이다. 

지난해 34경기에서 163.1이닝을 소화하며 11승 6패 방어율 3.75로 준수한 성적을 거둔 에라스모 라미레스를 맞이한 김현수는 공 두 개를 지켜보며 볼카운트 1-1을 만든 뒤 3구째 타격해 파울 하나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떨어지는 변화구에 헛스윙하며 삼진으로 돌아섰다. 선두타자로 나선 4회초에는 맷 앤드리스를 상대로 초구에 배트를 휘둘렀지만 좌익수 플라이에 그쳤다. 가운데로 몰린 공이었지만 타이밍이 조금 늦었다. 

6회초에는 2013년 6차례 만나 몸에 맞는 볼 한 개를 얻어내는 데 그쳤던 대나 이브랜드(전 한화)와 조우했다. 5타수 무안타, 삼진 1개로 자신에게 강했던 이브랜드를 상대로 또 초구에 힘껏 배트를 휘둘렀지만, 유격수 팝 플라이에 그쳤다. 타구 방향이 좌측으로 형성된다는 것은, 김현수가 생각하는 것보다 볼끝에 힘이 있다는 뜻이다. 타이밍이 미세하게 늦거나, 배트 윗둥에 공이 맞으면 팝 플라이가 된다. 김현수가 “타이밍싸움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때문으로 볼 수 있다.

9연속타석 무안타 행진. 기대했던 첫 출루를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지만, 벅 쇼월터 감독은 여전히 그에게 신뢰를 보내고 있다. 쇼월터 감독은 경기전 김현수가 수비 시프트 때문에 고전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상대팀이 계속 수비 시프트를 펼친다면 김현수는 반드시 적응할 것이다. 그는 당겨치기만 하는 타자가 아니다. 공을 여러방향으로 칠 수 있는 타자”라며 믿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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