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인지 아니면 '링'인지. 메이저리그가 주먹다짐으로 얼룩지고 있다.
7일 오리올 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벌어진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경기 도중 볼티모어의 내야수 매니 마차도(24)가 캔자스시티의 우완 선발 요다노 벤투라(25)와 격투 끝에 퇴장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마차도는 5회말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벤투라의 99마일짜리 강속구를 허리에 맞은 뒤 고의로 사구를 던졌다고 판단, 주저없이 마운드로 달려나가 주먹을 휘둘렀다. 벤투라도 모자를 벗으며 마차도와 맞섰다.
둘이 주먹을 주고받은 뒤 뒤엉키자, 볼티모어와 캔자스시티 선수들이 모두 덕아웃에서 뛰쳐 나왔다. 루키인 볼티모어의 김현수도 마운드까지 달려 나갔다. 마차도와 벤투라는 동료들이 말리는 가운데서도 소리를 질러가며 흥분을 참지 못했다.
벤치 클리어링은 5분여 동안 계속됐고, 양팀 감독과 심판들의 제지로 양팀 선수들은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마차도가 첫 타석이었던 2회 타석에서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된 뒤 덕아웃으로 둘어가며 벤투라를 향해 불만을 나타내자 벤투라는 다음 타석에서 사구로 맞섰고 이것이 도화선이 돼 야구장에서 격투기가 벌어진 것이다.
매니 곤살레스 주심은 마차도와 벤투라에게 퇴장 명령을 내렸다. 마차도는 통산 4번째, 벤투라는 통산 3번째 퇴장이다.
마차도는 경기가 끝난 뒤 "99마일은 장난이 아니다. 이런 공으로 내 모든 것이 망칠 수도 있다. 내 행동에 후회하지 않는다"며 덕아웃에서 뛰어나온 동료들에 대해선 "나를 위해 나와 줬다. 한 가족이 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벤치 클리어링은 야구의 일부분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이처럼 수많은 팬들이 야구장과 TV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주먹다짐까지 벌인 것에 대해서는 우려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 시즌 이번 사건과 지난달 15일 텍사스 레인저스 루그네르 오도어와 토론토 블루제이스 데니 바티스타의 주먹다짐은 그냥 벤치 클리어링으로 넘어갈 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