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까지 잠기는 러프에선 도무지 공이 보이질 않는다. 그린 위에서 살짝 건드린 볼이 그린 반대편까지 하염없이 굴러간다.
16일부터 나흘간 제116회 US오픈 골프 챔피언십이 열리는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연습라운드를 치른 선수들이 저마다 동영상을 찍어 SNS에서 올리며 악명높은 코스를 실감나게 전하고 있다.
모든 메이저 대회가 어렵게 세팅되지만 이번 US오픈만큼은 '곡소리'가 날 것으로 보인다.
펜실베니아주 오크몬트에 위치한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은 1903년 설립돼 11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골프장으로 이번 대회까지 US오픈을 9차례나 치렀다.
전장 7255야드에 파71인 이 골프장은 남자 메이저대회를 치를 때면 파70으로 세팅된다. 300야드짜리 파3홀, 667야드짜리 파5홀이 선수들을 괴롭힌다. 9년 전 마지막으로 이곳에서 벌어진 대회서 우승한 앙헬 카브레라의 스코어는 5오버파였다.
디펜딩 챔피언 조던 스피스(2위)와 1위 제이슨 데이(호주), 2011년 우승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3위) 등 '빅3'의 대결이 역시 이번 US오픈 관전포인트의 하이라이트다.
스피스는 지난해 더스틴 존슨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 최연소 마스터스, US오픈 동시 우승자가 되는 영광을 누렸다. 올해 2연패를 노리고 나선 마스터스에서 마지막날 선두를 달리다 12번 홀(파3)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범하면서 무너졌던 악몽을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에서 타이틀 방어로 씻겠다는 각오다. 올해 PGA 투어 유일한 3관왕 데이는 2011년, 2013년 두 차례 준우승을 넘어 생애 첫 US오픈 우승을 노린다.
코리안 브라더스도 우승에 도전장을 던졌다. 안병훈(25), 김경태(30), 케빈 나(29), 대니 리(26)가 세계랭킹 60위 안에 들어 출전권을 받았고, 강성훈(29)과 USC에 재학중인 아마추어 저스틴 서(18)가 지역 예선을 거쳐 출전권을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