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이 열리는 2016년.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2·연세대)는 출전하는 대회마다 새로운 소식을 전해줬다. 첫 대회였던 모스크바 그랑프리에서 72.964점으로 개인종합 2위,개인 최고점수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계속 점수를 끌어올리더니 이달 초 참가한 과달라하라 월드컵에서는 74.650점까지 자신의 최고점수를 끌어올렸다. 지난 2월 에스포 월드컵에서 볼 종목 금메달을 따냈는가 하면 과달라하라에서는 후프 종목 18.800점을 얻어 생애 최고 점수를 받아내기도 했다. 자신의 기록을 계속해서 넘어서면서 한계를 알 수 없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에서 전지훈련중인 손연재는 스포츠서울 창간 31주년 기념 특별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리듬체조 선수로서는 적지 않은 나이”라고 자평하면서도 “리우올림픽에서 후회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2 런던 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나서는 이번 대회에서 그는 아직 한국 리듬체조 선수 가운데 누구도 올라서보지 못했던 시상대를 밟아보겠다는 목표를 품고 있다. 어쩌면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는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손연재의 마음은 어떨까.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서자! 

리우올림픽을 준비하는 손연재의 목표는 확실하다. 메달 색을 떠나 시상대 위에 오르는 것,그 하나의 목표를 위해 지난 4년을 달려왔다. 사실 굵직한 국제대회만 따져도 손연재가 거둔 성과는 한국 리듬체조의 역사를 바꿔놨다.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을 시작으로 2012년 런던올림픽 5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지난해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금메달 등 진한 발자취를 남겼다. 아시아선수권은 지난 2013년 타슈켄트, 지난해 제천 대회에 이어 올해 다시 타슈켄트 대회를 석권하며 3연패를 달성해 적수가 없을 정도다. 손연재는 “4년전 런던올림픽은 참가에 의의를 뒀다. 처음이라 긴장되고 설레는 마음이 컸다. 
 

하지만 이번 리우올림픽은 다르다. 경험도 더 많이 쌓았고 확실한 목표를 갖고 준비하고 있다. 예전같은 긴장감이나 설렘보다는 오히려 덤덤한 마음이다. 준비한 것만 제대로 보여주자는 심정”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 올림픽에서는 손연재가 지금껏 쌓아온 리듬체조 선수로서의 모든 것을 보여줄 각오다. 그는 “올 시즌은 난도를 무리하게 높이기보다는 내가 잘하는 것을 최대한 실수없이 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전략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했는데 그것이 성과를 내고 있는것 같다. 겨울동안 고강도의 기초체력훈련과 기술훈련에 매진했는데 그런 노력이 헛되지 않았던 것 같아 뿌듯하다”면서 “시즌 초반 목표 점수였던 18.5점대를 넘어 18.8점까지 받았다. 실수없이 침착하게 준비한 것들을 수행해나가면서 점수가 상승했다. 지금의 흐름을 잘 유지해 한 걸음 더 나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확실한 목표가 있다. 응원해주는 이들을 위해  

손연재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싶다는 확실한 목표를 품고 달려왔다. 그는 “모든 상위권 선수들은 올림픽 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을 것이다. 운동선수라면 당연히 목표를 높게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라면서 “내가 운동에 매진하는 이유는 운동선수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함도 있다. 덧붙여 리듬체조를 할 수 있도록 나를 위해 희생하고 지원해주신 부모님, 지금껏 나를 응원해주신 리듬체조 팬들께 보답하는 길이 좋은 성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도높은 훈련과 음식 하나도 가려야하는 자기 관리를 견디고 버텨냈다. 정신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손연재지만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는 “올림픽이 있는 해에는 여느 시즌보다 판정이 엄격해진다. 그런 부분이 심리적인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면서 “심리적인 안정을 위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서 페이스를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런던올림픽 때 보다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계시기 때문에 부담도 되고 힘들 때도 있다. 하지만 팬 여러분들이 항상 응원과 격려를 해주셔서 힘이 많이 된다. 리우올림픽에서 후회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리우 올림픽, 손연재 ‘최고의 무대’ 보여주겠다 

전문가들은 손연재의 점수가 더욱 상승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실수가 줄어든 가운데 좀 더 여유를 갖고 강점인 표현력을 풍부하게 끌어낸다면 꿈의 19점대 진입도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전망이다. 막강한 경쟁자들 틈에서 3위 이내의 성적을 얻기 위해서도 점수는 더 필요하다. 지금까지도 계속 자신의 최고점수를 넘어서왔지만 손연재는 올림픽 무대에서 더 나은 점수를 얻기 위해 체력보완에 신경쓰고 있다. 

월드컵 대회 출전을 조절하는 이유도 체력회복과 컨디션 관리를 위해서다. 손연재는 “최근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체력이다. 체력이 있어야 표정과 동작에 여유가 생긴다. 체력이 부족하면 기술 수행에 급급해 다른 곳에 신경을 쓸 수가 없다. 체력을 보완해 실수없는 연기를 펼친다면 점수도 자연스레 더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시즌 유독 잔부상이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도 그가 체력보완에 집중하는 또 다른 이유였다. 손연재는 “올림픽이 채 2개월도 남지 않았다. 새로운 시도를 하기 보다는 그동안 해왔던 대로 훈련하려고 한다”면서 “지난 4년간 충분한 경험을 쌓았고 내 장점과 단점도 잘 알게 됐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내가 잘하는 것들을 한 자리에 모아 최고의 무대를 선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