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선언한 '맏언니' 박세리(39)가 마지막 메이저 대회에 출전한다. 지난 1998년 IMF에 시달리던 한국민들에게 '맨발의 투혼'으로 감동을 안겼던 바로 그 대회, US여자오픈에서다.
오는 7일부터 샌호세 인근 샌 마틴의 코르데바예(파72·6762야드)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 사실 박세리는 출전 자격이 없었다. 하지만 박세리의 은퇴 소식을 들은 USGA(미국골프협회)가 특별초청해 이번 대회에 나서게 됐다.
박세리는 골프 명예의 전당 회원이어서 LPGA 투어 일반 대회에는 언제나 출전하려면 출전할 수 있다. 하지만 메이저 대회는 출전 자격이 대회마다 따로 규정돼 있어 현재 박세리의 상태로서는 어느 메이저 대회에도 자력으로 출전할 수가 없다.
게다가 이번 대회가 박세리가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하는 것도 마지막이 될 전망이다. 다른 LPGA 투어 대회에는 출전할 수 있지만 박세리는 7일 연습라운드를 시작하기에 앞서 "미국에서는 이 대회가 마지막일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에는 출전할 생각이 있으나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에는 더 이상 출전하지 않을 계획이다.
박세리는 이번 대회에서 성적도 성적이지만 리우 올림픽 한국여자골프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할 작정이다.
이번 대회를 마치고 대표선수가 확정되는 만큼 선발이 예상되는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 등 맏언니이자 감독으로서의 책무를 소홀히 하지 않을 작정이다.
기분도 좋다. 7일 오전 일찍 연습라운드를 나선 박세리는 '멀리건' 홀인원도 기록했다.
200야드로 세팅된 파3의 14번 홀에서 처음 친 티샷이 그린 앞 벙커에 빠지자 다시 공을 꺼내 쳤는데 홀컵으로 그대로 빨려들어간 것. 연습라운드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대부분 첫 샷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한 번 더 샷을 한다.
한편, 박세리는 이번 대회 1, 2라운드에서 같은 이대회 챔피언 출신인 최나연(2012년), 유소연(2011년)과 함께 승부를 벌인다. 이들 둘은 모두 박세리를 보고 골퍼의 꿈을 키운 세리키즈의 대표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