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이 됐나.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29·LA 다저스)이 팔꿈치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LA다저스는 20일(한국시간) “류현진이 팔꿈치 염증으로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지난 10일자로 소급적용한다”고 밝혔다. LA타임즈는 앤드루 프리드먼 사장의 말을 인용해 “류현진은 팔꿈치 통증이 가실 때까지 공을 던지지 않을 것이다. 다만 최근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한 결과 류현진의 상태가 이전과 비교해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팔꿈치에 염증이 생겨 투구를 일시적으로 중단했을 뿐 심각한 부상은 아니라는 의미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이날 워싱턴전을 앞두고 “류현진은 지난 18일 불펜피칭 이후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다. 어깨 수술 후 복귀까지 얼마나 힘들게 재활했는지 알기 때문에 (이번 부상이) 무척 실망스럽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당초 21일로 예정됐던 두 번째 선발등판도 자연스럽게 취소됐다. 빨라야 25일부터 출장할 수 있지만 경미하더라도 팔꿈치 통증인 점을 고려하면 시간이 좀 더 걸릴 전망이다.

류현진의 재활과정을 지켜본 야구인들은 한결같이 “빠르다”고 입을 모았다. 부상 부위가 어깨였던 만큼 한 시즌을 통째로 재활한다는 기분을 갖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한화 신경현 배터리코치는 류현진이 지난 4월 훈련을 재개했을 때 “자기 관리가 워낙 철저한 선수이고 손가락 감각이 좋아 1년 정도 쉬더라도 충분히 페이스를 찾아올 수 있다. 조금 더 여유를 갖고 재활하는 게 좋을텐데 본인이 빨리 마운드에 서고 싶어하는 눈치다. 무리할 필요가 없다”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신인 때부터 류현진을 옆에서 지켜봤던 KBS N 스포츠 송진우 해설위원은 첫 등판 이후 “어깨 수술을 했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움츠러드는 듯 한 팔 스윙이 나오더라. 머리로는 ‘다 나았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마운드에 오르면 ‘또 아프면 어쩌나’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이런 심리가 투구 밸런스 붕괴로 이어지면 다른 곳에 통증을 느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재활과정의 한 단계라는 지적도 있다. 어깨 수술 후 한 동안 공을 던지지 않았기 때문에 팔꿈치뿐만 아니라 투구에 필요한 근육들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지난 4월 사타구니 통증으로 훈련을 중단한 것이나 이번에 생긴 팔꿈치 염증도 공을 던질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과정 중 하나라는 의미다. 로버츠 감독 역시 “류현진의 팔꿈치 문제는 특별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인대나 뼈에 이상이 생긴 게 아니기 때문에 염증을 잘 다스린 뒤 근력을 강화하면 큰 무리 없이 투구를 재개할 수 있다. 다만 그 시기가 언제인지는 구단과 본인 모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편 허리 통증으로 재활 중이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도 복귀가 미뤄졌다. 로버츠 감독은 “커쇼가 최근 라이브피칭을 했는데 이후 허리에 불편함을 느꼈다. 주의깊게 지켜볼 예정이며 복귀 시기는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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