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0(금메달 10개로 10위 이내 진입)’ 달성 여부가 첫 날에 달렸다.

사상 처음으로 남미에서 열리는 리우 올림픽이 6일 오전 8시(한국시간) 브라질 리우의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23일까지 18일간 열전에 돌입한다. 금메달 10개 이상을 거머쥐어 4개 대회 연속 ‘톱10’ 진입을 목표로 뛰어든 한국 선수단은 특히 초반에 좋은 소식을 기대하고 있다. 각 종목 경기가 열리는 첫 날이면서 금메달 13개가 쏟아지는 7일부터 각종 메달 후보들이 대거 등장하기 때문이다. 구기 종목에서도 맞수들과 이날 첫 판에서 붙는다. 성적만 좋으면 ‘슈퍼 위크엔드’, ‘골든 선데이’라고 불릴 만한 날이다.

◇진종오부터 박태환까지…‘골든 선데이’ 기대하라 

산술적으로 3~4개 금메달까지 바라볼 수 있는 날이 바로 7일이다. 우선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이 가장 자신있게 내세우는 금메달 후보 진종오(사격)가 나선다. 이대명과 함께 7일 오전 1시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본선에 출전하는 그는 상위 8위 안에 들 경우 같은 날 오전 3시30분부터 벌어지는 결승에 오른다. 4년 전 런던 올림픽에서 이 종목 우승을 차지해 당시 한국에 ‘첫 금’을 안긴 진종오는 리우 올림픽에서도 한국 첫 번째 금메달을 따낼 유력한 후보다. 이어 오전 5시엔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양궁이 금메달을 정조준한다. 단체전에 나서는 남자 양궁대표팀은 역대 가장 안정되고 고른 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런던 올림픽 동메달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다.

국민들이 잠에서 서서히 깨어날 때 쯤엔 유도와 펜싱 수영에서 간판급 선수들이 메달을 겨눈다. 런던 올림픽 ‘1초 오심’ 주인공 신아람은 오전 5시45분 결승이 열리는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을 통해 4년 전 억울함을 실력으로 풀 작정이다. 비슷한 시간엔 남자 유도 최경량급인 60㎏급 김원진이 메달을 다투며, 오전 10시엔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 티켓을 거머쥔 박태환이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을 통해 ‘기적의 레이스’를 준비한다. 구기종목도 이날은 힘을 낸다. 6일 오후 9시30분 여자배구가 숙적 일본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통해 승전보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여자 핸드볼은 러시아, 여자 하키는 뉴질랜드와 각각 붙는다. 모두 1차 관문인 8강 진출에 사활이 걸린 대결로 볼 수 있다.

◇첫 날 순항=톱10, 역사가 말한다 

한국 선수단은 첫 날 최소 1개에서 많게는 3개 이상의 금메달을 바라보고 있다. 리우 올림픽은 한국 선수단 전략 종목이 초반에 대거 몰려있는 게 특징이다. 후반부엔 메달밭 중 태권도와 배드민턴 정도만 남게 된다. 특히 진종오와 남자 양궁, 박태환 신아람 등이 몰려 있는 첫 날 ‘금맥’이 터져야 이후 메달레이스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브라질 개최 대회에서 약했던 한국 스포츠 징크스가 이번 대회 첫 날에서도 드러난다면 ‘10-10’ 목표도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역대 대회를 돌아봐도 첫 날 결과는 좋은 성적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맺고 있다.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선 여자 10m 공기소총 여갑순이 대회 전체를 통틀어 첫 금메달을 따내고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한국은 맨 마지막 경기 남자 마라톤에서도 황영조가 우승하는 등 금메달 12개를 챙겨 원정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 10개를 돌파하고 7위를 차지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선 첫 날 남자 유도 60㎏급 최민호가 금메달,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진종오가 은메달을 수확하며 기분 좋게 출발한 끝에 금메달 13개로 7위에 올랐다. 하계올림픽 첫날 사상 최고 성적을 거둔 4년 전 런던 대회도 마찬가지다. 진종오가 금메달, 박태환이 수영 남자 자유형 400m에서 은메달, 남자 양궁이 동메달을 손에 넣는 등 금·은·동메달 하나씩 담아 종합 5위(금13) 초석을 마련했다.

첫 날 금메달을 달면 둘째 날에도 추가 금메달이 나왔다는 점 역시 공통점이다. 바르셀로나 대회에선 역도 남자 56㎏급 전병관이 금을 추가했다. 베이징에선 수영 남자 400m 박태환, 런던에선 여자 양궁 단체전이 각각 시상대 맨 위에 올랐다. 

리우 올림픽이 드디어 열린다. 금빛 낭보도 한국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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