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 올림픽 이모저모]

美 국가대표 사상 최초 히잡 쓴 女 펜싱 선수 '이브티하즈 무하마드'


 지난 8일 펜싱 여자 사브르 경기가 열린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장내의 모든 시선이 한곳으로 모였다.

 크라이나 선수와 대결 중이던 미국 선수를 향해 성조기를 흔들며 'USA'를 외쳐대는 응원은 미국 선수 이브티하즈 무하마드(31·사진)를 향한 것이었다. 

 미국의 이슬람계 이민 가정에서 태어난 무하마드는 이번 올림픽에서 미국 국가대표 사상 최초로 히잡을 쓴 채 출전한다고 해 화제를 모았다. 히잡은 이슬람 문화의 전통이지만 여성을 억압하는 상징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무하마드는 여자 사브르 세계랭킹 8위다. 세계선수권을 2차례나 제패한 미국의 펜싱 톱스타 마리엘 자구니스(세계랭킹 3위)에 이어 '넘버2'로 미국 대표에 선발됐다. 지난 4월에는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무하마드는 아쉽게 16강전에서 세실리아 베르데르(프랑스·랭킹 9위)에게 12-15로 져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그녀가 "이번이 첫 올림픽이고 미국 국가대표로서 대단히 영광스러운 기회인데 이렇게 끝나게 돼 매우 아쉽고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한 미국 기자가 "(무슬림 비하 발언을 한) 도널드 트럼프에게 투표할 것인가"라고 묻자 그녀는 친분이 있는 듯 보이는 여기자의 손을 잡으며 "이분이 출마한다면 생각해보겠다"고 재치 있게 답해 취재진의 웃음을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