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올림픽 남자 마라톤에는 이색 선수가 한명 있다. 일본인이지만 캄보디아 국적인 것도 신기한 데다 그의 직업이 개그맨이라는 사실은 더욱 눈길을 끌게 만든다.
다키자키 구니아키(39)가 주인공으로 그는 캄보디아 국적으로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지만 일본에서 네코 히로시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개그맨이다.
캄보디아와 아무런 관계가 없었고, 운동선수도 아니었던 다키자키가 캄보디아 국적의 마라톤 선수가 된 것은 농담과 같은 한마디 때문이었다. 2008년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처음으로 마라톤 풀코스를 뛴 그는 다른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그를 국적을 바꿔 올림픽에 출전시키자는 농담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선수층이 얇은 캄보디아 정부와 접촉을 했다. 캄보디아 정부도 그를 받아들인다고 해서 자국 내에서 문제될 것이 없고 오히려 일본 관광객을 더 끌어들일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그에게 2011년 국적을 부여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출전하려 했지만 다키자키는 새국적을 얻은 뒤 1년이 지나야 한다는 국제육상경기연맹의 규정에 따라 무산됐다. 이후 비난 여론이 일기도 했지만 다키자키는 캄보디아로 이주해 말을 배우고 본격적으로 마라톤 훈련을 하며 기록을 단축했다. 첫 완주기록은 3시간48분57초이었지만 다키자키는 지난해 2월 도쿄마라톤대회에선 2시간27분48초로 자신의 최고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지난 5월에 열린 캄보디아 마라톤 대표 선발대회에서도 우승한 뒤 와일드카드로 리우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이번 대회에서 다키자키의 목표는 자신의 최고기록인 2시간27분대를 경신하는 것이다. 다키자키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그맨이지만 리우에선 진지하게 달리겠다. 대표로 선발해준 캄보디아에 은혜를 갚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