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트윈스의 박병호(30)가 일찌감치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갔다.
27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박병호는 "큰 꿈을 갖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를 경험했다는 것에 만족한다"고 빅리그 첫 시즌을 마친 소감을 밝힌 뒤 "빠른 재활을 위해 귀국했다. 몸을 잘 만들어서 내년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작년 시즌까지 KBO 리그에서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뒤 지난 겨울 야심차게 메이저리그에 도전했지만 시즌 초반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타격 슬럼프에 빠진 데다 손가락까지 다쳐 수술대에 오르면서 시즌을 일찍 마감했다.
지난 겨울 박병호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네소타와 4+1년 최대 1850만 달러 계약하면서 빅리그 진출의 꿈을 이뤘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의 벽은 녹록치가 않았다. 올 시즌 62경기를 뛰는 동안 홈런을 12개나 때리면서 임팩트를 보여주긴 했으나 타율은 0.191(215타수41안타), 타점도 24개에 그쳤다. 뿐만 아니라 삼진을 무려 80개나 당하면서 메이저리그 투수의 강속구에 약점을 노출하기도 했다.
박병호는 "상대가 생각보다 강했다. 노력을 했지만 내가 부족한 점이 많았다. 평균 구속이나 움직임도 모두 좋았다. 처음 보는 상대에 분위기가 생소했던 것도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며 "홈런을 쳤지만 타율이 좋지 않았었을 때 '조금 편하게 생각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은 한다. 그래도 홈런 12개를 쳤고, 초반에 기록했다는 점은 내년을 준비하면서 자신감이 될 것 같다"고 올 시즌을 돌아봤다.
7월 초 마이너로 내려간 뒤 그는 오른손 통증을 유발한 연골 부상을 치료하게 위해 지난 8월24일 수술을 했다. 이에 대해 박병호는 "손가락 인대를 잡아주는 연골이 찢어져 움직일 때 통증이 있었다. 지금은 초기 재활을 잘 마무리한 상태"라고 밝혔다.
박병호는 "큰 수술이 아니라서 11월부터는 가볍게 훈련이 가능할 것 같다. 지금 페이스라면 스프링 캠프 참가는 전혀 문제없다"며 "내가 결정할 문제는 아니지만 WBC 출전도 염두에 두고 있는만큼 그 전까지는 완벽하게 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내년 시즌에 대해서 그는 "타격폼을 간결하게 만들며 준비할 생각이다. 힘있는 투수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타격폼을 간결하게 해야 한다. 올해는 적응하는 시기라고 하더라도 아쉬운 점이 많았다. 더 강해져야 살아 남을 수 있다"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