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가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끝장 승부에서 승리하며 시카고 컵스와 월드시리즈 진출을 다투게 됐다.
다저스는 13일 내셔널스 파크에서 벌어진 2016~17시즌 메이저리그 내셔널 리그 디비전 시리즈(5전3선승제) 최종 5차전에서 저스틴 터너의 쐐기 2타점 3루타에 켄리 잰슨-클레이튼 커쇼로 이어지는 보기 힘든 3이닝 마무리로 워싱턴을 4-3으로 꺾었다.
시리즈 전적 3승 2패가 된 다저스는 오는 15일부터 시카고 컵스와 7전5선승제의 내셔널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를 갖는다. 다저스가 챔피언십 시리즈에 나서는 것은 2013년 이후 3년만이다.
다저스와 워싱턴 모두 시카고 행 전세기를 공항에 대기시켜 놓은 채 벌인 마지막 승부였다. 지면 시즌 끝이었기 때문이다.
시작은 워싱턴이 좋았다. 2회 1사 1, 2루에서 대니 에스피노자의 우전 적시타로 1점을 먼저 뽑았다.
워싱턴이 3회에도 2사 1, 2루의 득점 찬스를 잡자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선발 리치 힐을 내리고 불펜 필승조인 조 블랜튼을 마운드에 올리는 강수를 두었고, 결과는 성공해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저스 타선은 5회에 잡은 1사 만루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점수를 뽑지 못해 불안한 기운이 감돌았다.
그러나 다저스는 또다시 실점 위기를 몰린 6회 말 라이언 짐머맨의 2루타 때 1루 주자 제이슨 워스를 홈에서 잡아내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수비의 좋은 기운을 이어간 다저스는 이어진 7회 초 공격에서 선두 타자 작 피더슨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날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고, 동시에 워싱턴 선발 맥스 슈어저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분위기 탄 다저스는 이어 야스마니 그란달의 볼넷과 대타 하위 켄드릭의 안타로 무사 1, 2루의 기회를 잡았다. 그란달을 발이 빠른 오스틴 반스로 바꾼 다저스는 번트 작전에 실패해 아웃 카운트를 하나 늘린 뒤 대타로 나선 카를로스 루이스가 좌전 안타를 쳐 2루 주자 반스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타석에 들어선 저스틴 터너는 바뀐 투수 션 켈리를 상대로 중견수 키를 넘기는 3루타를 쳐 주자 두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며 스코어를 4-1로 벌렸다.
워싱턴도 가만 있지는 않았다. 7회 말 크리스 하이지가 다저스 구원 그랜트 데이튼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쳐 3-4로 추격에 나섰다.
그러자 로버츠 감독은 또 파격적인 작전을 구사했다. 마무리 켄리 잰슨을 7회 무사 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린 것. 잰슨이 7회에 마운드에 오른 것은 2013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잰슨은 바로 2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지만 앤소니 렌돈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에서 탈출했고, 8회 말에도 첫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어렵게 시작했지만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리고 9회 말 1아웃을 잡은 뒤 브라이스 하퍼와 워스에 연달아 볼넷을 내주자 불펜에서 몸을 풀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마운드로 뛰어올랐다.
불과 이틀 전 110개의 공을 던진 그는 2009년 챔피언십 시리즈 이후 처음으로 불펜 투수로 이날 등판했다.
커쇼는 자신의 천적인 다니엘 머피를 인필드 플라이 아웃으로 돌려 세운 뒤 대타 윌머 디포를 잡고는 두손을 치켜들며 만세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