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R&A와 USGA(미국골프협회)가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여 골프 규정을 대폭 개정할 계획이다. 규정의 개정 방향은 경기 시간 단축과 복잡한 규정의 단순화다.
시간 단축을 위해서는 40초 안에 공을 쳐야 하는 규정이 도입된다. 어드레스에 시간이 오래 걸리면 경기 진행이 늦춰진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분실구를 찾는데 허용되는 시간도 현행 5분에서 3분으로 줄어든다.
또 각 대회 조직위원회는 홀마다 최대 타수 한계를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만약 더블 보기를 최대 타수로 설정한 홀에서 선수가 더블 보기까지 홀아웃을 하지 못한다면 자동으로 다음 홀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퍼팅시 캐디가 라인을 읽어주는 것도 시간을 줄이기 위해 금지된다.
이와 함께 기존에는 티샷 이후 홀에서 멀리 떨어진 선수부터 공을 쳤지만, 홀과의 거리와는 상관없이 준비된 선수부터 공을 치게 된다.
골프 선수들이 편하게 경기를 하기 위한 규칙들도 대거 도입된다. 홀까지 남은 거리를 측정하는 전자기구의 사용이 허용되고, 그린 위 다른 선수들이 남겨놓은 신발 자국이나 동물이 남겨놓은 흔적을 정리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벙커 등 페널티 지역에서 실수로 공을 건드려도 벌타가 주어지지 않고, 공이 그린 위에서 스스로 움직일 경우 선수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
공을 드롭할 때 어깨높이에서 하도록 한 조항도 지상에서 훨씬 가깝게 드롭할 수 있도록 규정이 완화된다. 또한 홀에 식별 깃발이 꽂힌 채로 선수들이 퍼팅하는 것도 허용된다.
R&A와 USGA는 새로운 규정에 대한 선수들의 반응 등을 검토한 뒤 2019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이같은 규정 개정 방침에 대해 더스틴 존슨은 "몇 가지 규정 변경은 정말 좋다. 특히 퍼팅 그린에서의 공에 관한 규정 변경이 좋다"고 말했다.
존슨은 지난해 우승했던 US오픈에서 자신이 전혀 건들이지도 않았는데 공이 저절로 움직이는 바람에 벌타를 받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