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세계에서 6번째로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기록을 달성한 가운데 아쉬운 경기력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이란과 시리아의 경기가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승리 자축 세리머니를 펼쳐 논란을 키우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5일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0차전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과 최종전에서 0-0으로 비겼다.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은 4승 3무 3패(승점 15점)를 기록하며 이미 본선 진출에 성공한 이란(승점 22점)에 이어 조 2위로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품었지만 이날 한국이 보여준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이렇다 할 공격 루트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했고, 수비진이 여러 차례 무너지며 우즈벡에게 공격을 허용했다. 경기 막판 염기훈, 이동국 등의 투입으로 공격에 활로를 찾는 듯했으나 끝내 우즈벡의 골망을 흔들진 못했다. 경기가 0-0으로 끝나면서 한국은 전임 울리 슈틸리케 감독 시절부터 이어온 원정 무승 징크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경기 종료 직후였다. 한국은 동시간에 펼쳐진 이란과 시리아의 경기 상황에 따라 본선 진출이냐, 플레이오프 진출이냐를 놓고 걱정해야 할 때였다. 하지만 경기가 종료되자마자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된 것처럼 기뻐했다. 신태용 감독 역시 인터뷰에서 "비록 이기지 못했으나 9회 연속 월드컵 진출한 것에 선수들과 응원해 준 우즈벡 교민에게 감사하다"며 "앞으로 9개월간 잘 준비해서 월드컵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상황에 맞지 않는 멘트였다.
같은 시각 시리아는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으로 동점골을 넣으며 이란과 2-2 균형을 맞췄다. 여기에 추가시간이 더해지면서 승패는 예측할 수 없게 전개됐다. 현장 기자단석에서는 시리아의 골이 터지자 탄식이 쏟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태용호는 월드컵 진출을 확정 지은 것처럼 들떴다. 심지어 선수들은 신 감독을 헹가래 쳤다.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세리머니였다.
이는 코칭스태프의 잘못된 전달로 선수들이 제대로 상황을 인지하지 못해 펼쳐진 것으로 알려졌다. 신 감독 역시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2-1로 이기고 있다고 들었는데, 나중에 2-2가 됐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해서 긴장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시리아가 추가점을 올리지 못하면서 한국이 본선에 진출했지만, 극적인 상황이 벌어졌다면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될 뻔했다.
SBS 배성재 아나운서는 이와 관련해 "천만다행이다. 그런데 이란과 시리아의 경기가 안 끝난 상황에서 인터뷰와 셀레브레이션을 하는 건 절대로 이해 못하겠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