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투어 한국 담당 강혜원씨

주니어 선수 출신으로 UC샌디에고서 MBA...정직원 입사
홈페이지 등 각종 SNS 한인관련 디지털콘텐츠 제작 관리

PGA 투어가 최근 한국인 직원을 채용했다. 강혜원(39.사진) 씨는 지난 18일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의 투어 사무국으로 출근하고 있다.
PGA 투어에 미국에 거주하는 교포가 아닌 한국 국적의 직원을 뽑은 것은 강 씨가 처음이다. 교포 직원 2명이 이미 PGA 투어에서 일하고 있지만, 강 씨는 PGA 투어가 한국 골프팬들을 겨냥한 투자의 일환으로 한국 골프 전문가를 채용했다는 점이 다르다.
"한국에서 올해 PGA투어 대회가 열리는 데다 최경주와 김시우 등 PGA 투어 간판 대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벌써 한국인 챔피언이 2명이나 배출됐다. PGA 투어가 한국 골프와 한국 골프팬들의 수준을 인정하고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는 게 강 씨의 설명이다.
강 씨는 PGA 투어 한국어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올릴 각종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고 관리하는 일을 맡는다. 특히 한국 선수 성적과 활약상을 담은 동영상 등이 강 씨의 주력 업무 영역이 될 전망이다.
강 씨의 활동 덕에 한국 골프 팬들도 한국이던 미국이던 한국어로 쉽게 PGA 투어를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실 강 씨는 한국 골프 관련 업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전문가다. 중학생 때 강수연(41), 김미현(40), 박세리(40), 한희원(38) 등과 함께 주니어 무대에서 뛰었던 강 씨는 고교 진학 후 프로 선수의 길 대신 학업에 매달렸다.
이화여대에서 국문학과 영문학을 복수 전공하던 강 씨는 골프에 대한 그리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테미큘라에 있는 골프 아카데미로 유학, 실기와 골프 경영 등을 공부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프로 자격도 땄다.
골프 대회 운영과 선수 매니지먼트 업계에 뛰어든 강 씨는 특히 선수들 매니저로 유명했다. 김보경, 홍란, 박희영, 유선영, 장수연, 김효주, 그리고 지금은 PGA 투어에서 뛰는 존 허 등 많은 선수가 강 씨의 손을 거쳤다.
다시 미국으로 건너와 지난 5월 UC 샌디에고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은 강 씨는 마침 한국 골프 시장을 눈여겨보던 PGA 투어가 찾는 인물과 딱 떨어져 바로 스카웃됐다.
지난달 말 PGA 투어에서 "같이 일하게 됐다. 언제 출근할 수 있느냐"는 합격 통보 전화를 받았을 때 강 씨는 마침 출장 온 박세리와 함께 있었다. 강 씨와 중학생 때부터 친구로 지낸 박세리는 "축하한다. 잘해봐라. 그동안 쌓은 경험과 공부가 있으니 잘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강 씨는 "개척자 정신으로 한국 골프팬들에게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하고 싶다. 내 활동 덕에 한국 선수들이 더 많이 PGA투어에 진출하는 것도 기대한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