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한국말은 반말로 하면 잘하는데, 존댓말 쓰면 잘 못 해요."

올해 여자골프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대니엘 강(25)이 웃으며 말했다.

'원래 시원시원한 스타일이냐'고 묻자 "네, 저 '싸가지 없는' 편이에요"라고 거침없이 답했다.

2012년부터 LPGA 투어에서 활약을 시작한 대니엘 강은 지난 시즌까지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하다가 올해 7월 메이저대회에서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144번째 대회 출전에서 정상에 오른 대니엘 강은 12일 인천 스카이72 골프클럽에서 막을 올리는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출전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대니엘 강은 "(2013년)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에는 한국에 가끔 왔는데 그 뒤로는 이 대회 때만 왔다"고 전하며 "메이저를 제외하고는 이 대회를 가장 좋아할 정도로 나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대회가 끝나면 또 다음 한국 대회까지 1년을 기다린다"고까지 말하며 "차원이 다른 한국 팬들이 너무 좋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니엘 강은 "저는 열광적인 팬들을 좋아한다"며 "그런데 한국 갤러리 분들은 마치 자신들이 직접 치는 것처럼 열정적으로 반응을 보여주신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 인터뷰에 응한 대니엘 강은 가끔 들리는 부산 사투리가 자연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한국말도 능숙하게 구사했다.

하지만 그는 "반말로 하면 더 편하게 잘하는데 존댓말까지 생각하면 머리가 아파진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나이가 더 많은 사람에게 "밥 먹었어요"라고 인사했다가 '진지 드셨어요'라고 해야 한다는 지적만 받고 오히려 예의 없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며 울상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

메이저 정상에 오른 지 3개월이 지난 그에게 우승 이후 변화를 묻자 "사실 우승이 없다는 점은 나에게 마음의 짐이었다"고 털어놨다.

2010년과 2011년 US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십을 2연패 할 정도로 유망주였으나 프로에 와서 우승과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오래 기다린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일궈낸 그는 "등에 원숭이 한 마리, 아니 코끼리 한 마리가 얹혀있는 기분이었는데 그걸 떨쳐낸 것처럼 기뻤다"며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이라고 이내 아쉬워했다.

대니엘 강은 LPGA 투어 '미녀 선수'로도 유명하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닷컴이 올해 1월 선정한 '골프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들'에 선수로는 대니엘 강, 샤이엔 우즈, 제시카 코르다, 넬리 코르다(이상 미국), 벨렌 모소(스페인) 등 5명이 이름을 올렸다.

대니엘 강에게 '몇 년 전에 이런 기사가 나왔었다'고 운을 떼자 그는 곧바로 "올해에요"라고 바로잡더니 "솔직히 예쁘다는데 안 좋아할 사람 있겠느냐"며 씩 웃어 보였다.'

한국 음식에 대해 질문하자 그는 "제육볶음, 김치찌개, 순두부, 팥빙수, 삼겹살, 간장게장"하면서 줄줄이 메뉴를 읊더니 "이걸 지금 6시간 사이에 다 먹어서 다이어트 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미국에 있을 때 한국 음식을 자주 먹지는 못하지만 항상 찾게 된다"며 "햄버거 먹을래, 김치찌개 먹을래 하면 당연히 김치찌개"라고 딱 선을 그었다.

이번 대회 목표를 묻자 대니엘 강은 "꼭 우승해보고 싶은 대회"라며 "아마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메이저 제패, 솔하임컵 승리만큼 기쁠 것 같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니엘 강은 "한국에 사는 사촌 언니가 아기를 가져서 앞으로는 좀 더 자주에 한국에 와야겠다"며 또 행복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