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 챔피언십 1R -6, 톰슨 -3, 유소연 이븐파

세계랭킹 1~3위 '빅3'의 맞대결에서 박성현이 먼저 웃었다.

박성현(24)은 12일 인천 스카이72 골프 앤 리조트 오션코스(파72·6313야드)에서 열린 2017시즌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첫 라운드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골라내 6언더파 66타로 리더보드 상단을 차지했다.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린 박성현은 김민선, 호주 교포 이민지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올라 시즌 3승을 향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1라운드 마지막 조는 세계 랭킹 1~3위인 유소연, 박성현, 렉시 톰슨이 한 조에서 맞대결을 펼친 빅 매치여서 큰 관심을 끌었다. 대회 첫 날임에도 웬만한 메이저대회의 최종라운드를 보는 듯 많은 갤러리가 몰려들었다. 박성현 조에만 수백명이 따라붙었고 바로 앞의 전인지, 최혜진, 리디아 고의 조에도 많은 갤러리가 몰려들어 그린 주변에는 발디딜 틈이 없었다. 1라운드 전체 갤러리는 5772명, 역대 최다를 기록했을 정도다.

이들의 맞대결이 이처럼 큰 관심을 모은데에는 유소연, 박성현, 톰슨은 개인 타이틀 부문에서 치열하게 경쟁 중이기 때문이다. 샹금 랭킹에서 박성현이 선두이고 유소연, 톰슨이 2, 3위에 있고 3위를,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 유소연, 톰슨, 박성현이 1~3위, 평균 타수 부문에서 톰슨, 박성현이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각종 타이틀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밟을 수 있다. 

초반엔 세계 1위 유소연이 기선을 잡았다. 유소연은 1번 홀(파4)부터 버디를 잡은 뒤 4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앞줄에 섰다. 그러나 6번 홀(파4)에서 보기를 하면서 기세가 꺾였다. 유소연이 주춤하자 이번엔 톰슨의 샷이 달아올랐다. 4, 5번 홀 연속버디와 9번 홀(파4) 버디로 전반에만 3타를 줄이며 맨 앞으로 나섰다. 이에 비해 박성현은 차근차근 타수를 줄여갔다. 4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핀에 바짝 붙여 약 3피트 버디를 잡은 뒤 7번 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해 톰슨에 1타 차로 따라붙었다. 

후반은 박성현의 독주였다. 11번 홀(파4)과 13번 홀(파5)에서 버디를 낚은 뒤 17번 홀(파3)에서 롱버디를 성공시키며 단숨에 선두권을 뛰어올랐다.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투온에 성공한 뒤 아깝게 이글퍼팅에 실패해 단독선두로 나설 기회를 놓쳤지만 버디를 추가해 6언더파 공동선두로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반면 톰슨과 유소연은 후반 부진했다. 톰슨은 타수를 더 줄이지 못하고 3언더파에 그쳤고 유소연은 후반에 1타를 잃어 이븐파로 경기를 마쳤다.

한편 이날 경기장에는 박성현과 전인지의 '팬클럽'의 장외 응원전이 펼쳐져 눈길을 모았다. 같은 조는 아니였지만 많은 앞 뒷 조에 배정되면서 1000명이 넘는 갤러리가 긴 띠를 이루며 몰려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박성현의 팬클럽 '남달라'의 회원 100여 명은 모자를 비롯해 후드, 플랜카드 등 각종 응원 도구들을 활용하며 박성현을 응원했다. 박성현이 버디 퍼팅을 성공시켰을 때는 마치 아이돌의 공연장을 찾은 듯 환호성이 쏟아져 인기를 실감나게 했다. 남달라 팬클럽의 한 회원은 "모자를 안쓴 회원까지 합치면 족히 150명은 될 것이다. 날씨가 쌀쌀한데 지난번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때보다 많은 것 같다. 오늘 첫단추를 잘 뀄으니 꼭 우승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종도|유인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