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은 저스틴 토머스, 인기는 제이슨 데이(호주)의 차지였다.
'1000만 달러의 사나이' 토머스가 19일 제주 서귀포시 나인브릿지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PGA 투어 '더 CJ컵@나인브릿지'(이하 CJ컵) 1라운드에서 화려한 버디쇼를 펼쳐 보였다. 이글을 2개나 잡았고 버디 7개(보기2개)를 보태며 9언더파 63타를 쳐 최고 선수의 이름값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그는 지난 2016~17 시즌에서 5승과 함께 상금왕, 다승왕, 올해의 선수상을 휩쓸었다. 페덱스컵도 가져가면서 1000만 달러의 사나이로 등극했다.
토머스는 10번 홀(파4)에서 경기를 시작해 첫 홀을 보기로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진가는 금세 빛을 발했다. 598야드로 세팅된 12번 홀(파5)에서 두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려 12피트 이글 퍼트를 성공시킨 것이 시작이었다. 전날 예고했듯 짧은 파4홀인 14번홀(353야드)에서는 드라이버 티샷으로 1온을 시도해 볼을 그대로 그린에 안착시켜 장타자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이후 4연속 버디행진을 했다. 15번 홀(파4)에서는 30피트 거리의 러프에서 세 번째 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더니 16번 홀(파4)에서도 그린 밖에서 웨지로 버디를 잡아내는 묘기를 펼쳐 지켜보던 200여명의 갤러리들으로 열광하게 했다. 그리고 18번 홀(파5)에서는 다시 화끈한 장타로 이글을 잡아내 전반에만 무려 7타를 줄였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 1월 하와이에서 열린 소니 오픈에서는 토머스가 세웠던 꿈의 타수 '59타'를 다시 한번 기록하는 것이 아닌가 기대감마저 들게 했을정도다. 하지만 전반 9개홀을 29타로 마무리 짓고 후반으로 넘어온 토머스는 주춤했다. 3번 홀(파5)에서 첫 버디를 잡았고 4, 5번 홀은 파 그리고 6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했을 뿐이다. 마지막 9번 홀(파5)에서 12피트짜리 버디로 만회한 토머스는 9언더파로 2위 그룹에 3타 차로 앞서며 1위로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토머스는 "요즘 컨디션이 좋긴 하다. 그래도 바람이 많이 도와줬다. 웨지샷 정확도를 더 높이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갤러리 동원에서는 또다른 우승후보인 전 세계랭킹 1위인 제이슨 데이가 압도적으로 앞섰다. 4타를 줄여 토머스에 5타나 뒤졌지만 500여 명이 넘는 많은 갤러리를 몰고 다녔다. 한국의 김시우와 애덤 스콧(호주)이 같은 조이기는 했지만 갤러리들은 "한국팬의 응원이 좋아 한국을 찾았다"는 데이에게 열광했다. 버디를 할 때마다 우렁찬 박수가 쏟아졌고 보기를 하면 안타까운 탄성을 쏟아냈다. 그런 갤러리들의 응원에 보답하듯 데이는 경기를 마치고 이동하면서 즐거운 표정으로 갤러리들과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나누기도 했다. 

서귀포 | 유인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