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벼랑 끝으로 몰려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휴스턴에 12-13 패
5시간 17분이나 걸린 명승부 연출

LA 다저스가 벼랑 끝까지 몰렸다. 무려 5시간 17분이나 걸린 혈전을 펼쳤지만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며 끝내 무릎을 꿇었다.
다저스는 29일 미닛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2017시즌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7전 4선승제) 휴스턴과의 5차전에서 연장 10회까지 승부를 펼쳤으나 12-13으로 패했다.
이로써 다저스는 2승3패가 되며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반면 휴스턴은 3승2패로 남은 2경기에서 한 경기만 이겨도 창단 후 첫 월드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안게 된다.
이날 승부는 연장 10회 말에 갈렸다. 2사 1, 2루에서 알렉스 브레그먼이 결승타를 때려 승부를 끝냈다.
괜히 월드시리즈가 아니라는 것은 이 경기는 보여줬다. 다저스가 앞서가면 다시 휴스턴이 추격하고 역전하고, 다시 다저스가 쫓아가고 접전이 계속됐다. 3점을 앞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경기였다.
이날 경기시간은 월드시리즈 역사상 9이닝 최장 시간이다. 종전 기록은 2007년 3차전 4시간 19분이었다. 휴스턴 현지 시간으로는 자정을 넘어 1박2일에 걸친 경기였다.
다저스가 1회 초 2사 만루에서 로건 포사이드의 2타점 적시타와 협살 과정에서 상대 수비 실책으로 먼저 3점을 냈고, 4회 초 2사 2루에서 오스틴 반스의 좌전 안타로 4-0을 만들며 쉽게 5차전까지 승리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휴스턴은 4회 말 1사 1, 2루에서 카를로스 코레아의 좌익수 방면 2루타와 율리에스키 구리엘의 스리런 홈런으로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었다.
다저스는 5회 초 내빼는데 성공했다. 1사 1, 2루에서 코디 벨린저가 콜린 맥휴를 상대로 우중간 담장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을 때려 7-4로 앞서갔다.
휴스턴은 이어진 공격에서 상대 선발 클레이튼 커쇼와 이어 등판한 마에다 켄타를 두들겼다. 조지 스프링어, 알렉스 브레그먼이 연달아 볼넷을 얻었고, 호세 알투베가 교체 출전한 마에다를 상대로 가운데 담장 넘어가는 동점 스리런 홈런을 터트려 기어이 7-7을 만들었다.
양 팀 선발은 일찌감치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휴스턴 선발 댈러스 카이클은 3.2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4실점(3자책), 다저스 선발 커쇼는 4.2이닝 4피안타 1피홈런 3볼넷 2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졌다.
팽팽하던 균형은 7회에 또 깨졌다.
다저스는 저스틴 터너가 좌중간 담장 상단 바로 아래를 맞는 2루타로 출루한 데 코디 벨린저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상대 중견수 조지 스프링어가 다이빙 캐치로 잡으려다 뒤로 빼 3루타가 돼 한 점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이도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휴스턴은 7회 말 스프링어가 좌측 담장 넘기는 솔로 홈런, 다시 알투베가 무사 1루에서 좌익수 키 넘기는 1타점 2루타, 여기에 카를로스 코레아가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터트리며 순식간에 11-8을 만들었다. 이날 경기 휴스턴이 처음으로 리드를 잡은 순간이었다.
여기서도 끝이 아니었다. 다저스가 8회 초 코리 시거의 2루타로 한 점을 따라붙자 8회 말 휴스턴은 브라이언 맥캔이 솔로 홈런을 날리며 멍군을 불렀다.
그리고 9회 초 다저스는 야시엘 푸이그의 투런 홈런으로 다시 1점 차까지 추격했고, 결국 크리스 테일러의 적시타로 12-12,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갔다.
하지만 다저스는 브레그먼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