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세리나 메이저 23승·슈퍼볼 역전극

2017 한 해가 저무는 가운데 올해도 전 세계 스포츠계에서는 여러 장면이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ESPN은 2017년 세계 스포츠계에서 벌어진 사건들 가운데 역사적인 의미가 있거나 기존 기록을 한 단계 높여 놓은 주요 장면 10개를 추려 소개했다.

특별히 순위를 매기지는 않고 발생 시기 순으로 사건을 나열한 ESPN은 올해 1월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서리나 윌리엄스가 우승한 것을 맨 먼저 거론했다.

윌리엄스는 이 대회 도중 임신 사실을 알고도 우승까지 차지했으며 이는 메이저 23승으로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남녀를 통틀어 최다 우승 기록이었다. 1968년 이전 기록을 합쳐도 마거릿 코트(호주)의 24회 우승을 1승 차로 뒤쫓는 수치다.

ESPN은 '엄마의 위대함'이라는 제목 아래 "윌리엄스가 메이저 23승을 거둔 것보다 만 35세 나이에, 그것도 임신 8주차에 해냈다는 사실이 더 놀랍다"고 평가했다.

두 번째는 슈퍼볼에서 나온 역전 드라마가 꼽혔다.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애틀랜타 팰컨스가 맞붙은 이 경기에서 뉴잉글랜드는 3쿼터 6분여를 남겼을 때만 해도 3-28로 끌려가 패색이 짙었으나 이후 무서운 뒷심으로 슈퍼볼 역대 첫 연장전을 끌어냈고 결국 34-28로 승리했다. 뉴잉글랜드 쿼터백 톰 브래디는 기적 같은 역전극을 주도하며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2014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이어진 미국 여자대학농구 코네티컷대의 111연승 행진이 뒤를 이었고,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 82경기 가운데 절반이 넘는 42경기에서 트리플더블을 해낸 러셀 웨스트브룩(오클라호마시티)의 활약도 올해를 빛낸 기록으로 선정됐다.

축구 쪽에서는 FC바르셀로나를 떠나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한 네이마르(브라질)가 주인공이 됐다. 네이마르는 올해 8월 2억2200만 유로의 이적료를 발생하며 파리 생제르맹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그의 연봉은 4500만 유로에 이른다.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 코너 맥그리거(아일랜드)가 맞붙은 8월 '세기의 대결' 역시 메이웨더가 2억 달러, 맥그리거가 1억 달러의 수입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말 그대로 '세기의 돈 잔치'였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총 6105개의 홈런이 나와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 수립된 것과 뉴욕 양키스 신인 에런 저지가 역대 메이저리그 신인 최다인 홈런 52개를 쏘아 올린 기록이 리스트에 등재됐다.

이 밖에 뉴욕마라톤에서 샬레인 플래너건이 미국 선수로는 40년 만에 여자부 우승을 차지한 것과 이탈리아가 60년 만에 월드컵 축구대회 본선에 오르지 못한 것도 주요 기록으로 평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