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아이스하키 스웨덴과 평가전…북한 선수 활용 폭 '고민'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남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드디어 첫선을 보인다.

올림픽 사상 최초로 남북이 하나의 팀을 이뤄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단일팀이 4일(이하 한국시각) 인천선학링크에서 스웨덴과 평가전을 치른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호흡을 맞추며 함께 뛰는 모습을 처음으로 볼 기회다.

또 단일팀에 가세한 북한 선수들이 9일 개막하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어떤 라인과 포지션에 기용될지를 미리 엿볼 수 있는 경기라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문제는 스웨덴과 이번 평가전이 단일팀이 올림픽을 앞두고 치르는 유일한 실전 경기라는 데 있다.

현재 남북 단일팀은 한국 23명, 북한 12명 등 총 35명으로 구성돼 있다. 각국이 경기에 뛸 수 있는 게임 엔트리 22명에 예비 인력 1명을 더해 23명으로 올림픽 대표팀을 구성한 것에 비하면 12명이나 초과했다.

평가전이 여러 번이라면 고민할 필요가 없다. 새러 머리(30·캐나다) 감독은 정예 멤버를 구축하면서도 북한 선수 12명에게 고르게 기회를 주면서 실전 테스트의 기회로 삼으면 된다.

하지만 평가전은 단 한 번뿐이다. 북한 선수에게 먼저 기회를 주자니 정작 전력의 주축인 한국 선수들이 올림픽 전에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기회를 놓치게 된다.

머리 감독 역시 이번 평가전에서 북한 선수 활용 폭을 놓고 "고민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머리 감독은 앞서 북한 선수 중에서 팀 전력에 보탬이 될만한 선수는 2∼3명 정도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2017 세계선수권 디비전 2 그룹 A 대회에 참가한 북한 대표팀 경기 영상을 모니터한 뒤 내린 결론이었다.

그렇다고 이번 평가전에서 북한 선수 2∼3명에게만 기회를 주자니 나머지 북한 선수들이 걸린다.

언제 마지막으로 대회에 출전한 지 알 수 없는 북한 선수들에게 실전 경기 경험 없이 곧바로 한 경기 한 경기가 결승전이나 다름없는 올림픽에 투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스웨덴에 양해를 구해 35명 선수를 모두 뛰게 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스웨덴이 이를 수락할지는 미지수다.

스웨덴과 평가전은 미리 보는 올림픽이나 다름없다. 단일팀의 평창 동계올림픽 조별리그 B조 2차전 상대가 바로 스웨덴이다. 스웨덴은 세계 랭킹 5위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부터 2014년 소치 대회까지 4개 대회 연속으로 올림픽 4강에 진출한 세계적인 강팀이다.

머리 감독으로서는 올림픽에서 맞붙게 될 스웨덴 공략법을 구상하기에도 바쁜 상황에서 단일팀 라인업을 어떻게 구성할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