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다운 패스와 캐치를 모두 기록한 이글스의 백업 쿼터백 닉 폴스, MVP 선정

필라델피아 이글스가 창단 이후 처음으로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내셔널풋볼컨퍼런스(NFC) 챔피언 필라델피아는 4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US뱅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제52회 슈퍼볼에서 아메리칸풋볼컨퍼런스(AFC) 챔피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 41-33의 재역전승을 거두며 정상에 우뚝 섰다.

필라델피아가 슈퍼볼에서 승리한 것은 이번이 1933년 창단이후 처음이다. 필라델피아는 슈퍼볼이 창설되기 전 NFL 챔피언십에서는 우승을 세 차례 차지한 바 있으나 1967년부터 시작된 슈퍼볼에서는 우승한 적이 없다. 1981년과 2005년 두 차례 슈퍼볼에 진출했지만, 각각 오클랜드 레이더스와 뉴잉글랜드에 각각 패했었다.

13년 만에 뉴잉글랜드와 러턴 매치를 하게 된 필라델피아는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이날 재역전 드라마를 펼치며 13년 전의 복수와 함께 처음으로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받는 겹경사를 맞았다.

반면, 작년 슈퍼볼에서 극적인 역전 드라마로 통산 5번째 우승을 일궈낸 뉴잉글랜드는 피츠버그 스틸러스가 보유한 슈퍼볼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인 6번째 우승에 도전했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4쿼터에서 역전에 성공, 또다시 역전 드라마를 펼칠 것으로 보였지만 필라델피아의 절실함 무릎을 꿇었다.

뉴잉글랜드의 간판 쿼터백 톰 브래디와 빌 벨리첵 감독은 뉴잉글랜드에서의 6번째 우승 합작을 노렸지만 이번에는 뜻을 이루지 못했다.

슈퍼볼 최우수선수(MVP)에는 필라델피아의 쿼터백 닉 폴스에게 돌아갔다. 필라델피아의 백업 쿼터백인 그는 올 시즌 막판 주전 쿼터백 카슨 웬츠의 부상으로 출전 기회를 잡았다. 폴스는 이날 337야드 전진패스에 3개의 터치다운 패스에 연결하며 NFL을 대표하는 스타 쿼터백 브래디에 전혀 꿇리지 않았다. 여기에 폴스는 리스브 터치다운까지 1개 받아내는 재치까지 선보였다. 슈퍼볼에서 터치다운 패스와 터치다운 캐치를 동시에 기록한 것은 폴스가 처음이다.

브래디도 505야드 전진패스에 터치다운패스 3개를 연결하며 이름값을 했지만 4쿼터 막판 결정적인 색을 당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필라델피아가 내빼면 뉴잉글랜드가 따라붙는 양상으로 3쿼터까지 경기가 진행됐다. 필라델피아는 뉴잉글랜드의 추격에 잠시도 긴장을 풀 수가 없었고, 뉴잉글랜드는 계속해서 달아나는 필라델피아를 쫓느라 힘겨운 승부가 계속됐다.

3쿼터에서 뉴잉글랜드 브래디의 터치다운 패스 2개가 연결되며 필라델피아는 29-26, 3점 차로 쫓겼다.

4쿼터 시작하자마자 제이크 엘리엇이 42야드짜리 필드골을 넣어 32-26으로 필라델피아가 다시 간격을 벌렸지만 5분이 지나기도 전에 결국 역전을 당했다.

브래디의 4야드짜리 터치다운 패스를 받은 롭 그론코우스키가 엔드 존을 밟았고, 스테펜 코스트코우스키가 보너스 킥을 성공시켜 뉴잉글랜드가 33-32로 역전에 성공한 것. 뉴잉글랜드 팬들은 지난해의 역전우승을 떠올리며 환호했다.

하지만 필라델피아는 달랐다. 흔들리지 않고 차근차근 엔드라인을 향해 진격한 뒤 폴스의 11야드짜짜리 터치다운 패스를 받은 잭 어츠가 엔드라인 앞에서 상대 수비의 태클을 피해 몸을 던지며 재역전 터치다운에 성공한 것.

필라델피아는 1점을 보태는 보너스킥 대신 2포인트 컨버젼을 시도했으나 실패하는 바람에 뉴잉글랜드의 터치다운 하나면 다시 승부가 뒤집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경기종료 2분16초를 남기고 디펜스 브랜든 그래험이 패스할 곳을 찾던 브래디의 볼을 쳐내는 데 성공했고, 브래디가 이 볼을 놓치는 바람에 공격권을 빼앗아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필라델피아는 경기종료 1분5초를 남기고 엘리엇이 46야드짜리 필드골을 차넣으며 3점을 보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한편, 이날 경기서는 양팀 합쳐 1151야드의 전진패스가 기록돼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모두 합쳐 한경기 최다 전진패스를 기록했다. 또 브래디의 505야드 전진패스는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전진패스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