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에 불과했으나 탁월한 표정 연기와 트레이드마크인 4회전 점프는 보는 사람들의 입이 '쩍' 벌어지게 만들었다.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의 우승 후보인 미국의 네이선 천(19)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대비 실전 훈련에 나섰다. 천은 7일 강릉아이스아레나 메인링크에서 차춘환, 애덤 리폰(30)과 나란히 훈련장에 등장했다. 전날까지 미국 대표 선수들은 강릉으로 바로오지 않고 춘천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빙상장을 대관해 적응 훈련에 집중해왔다. 마침 천과 리폰 등이 아이스아레나에 서자 외신 뿐 아니라 장내에 있던 피겨 관계자와 자원봉사자들도 너나 할 것 없이 그를 주목했다.

빙질을 익히는 데 주력한 그는 4회전 점프도 여러 차례 시도했다. 아직 몸이 덜 풀린 듯 착지에서 다소 불안한 장면도 나왔으나 힘과 속도를 겸비한 완벽한 점프가 나올 때마다 관중석에서 박수가 나왔다. 그는 1시간여 훈련을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빙질이 우수하다"며 "오늘은 그저 연습이었으며 비교적 잘 되고 있다"고 웃었다. 강릉아이스아레나는 천에게도 기분 좋은 추억의 장소다. 지난해 2월 평창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로 열린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총점 307.46점으로 개인 최고점을 기록하며 일본의 하뉴 유즈루(303.71점)을 제치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그는 우승 가능성에 대해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나는 그저 스케이트를 타는 데 집중할 것이다. 나머지는 심판이 판단할 것이며 경기장에서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앞서 올림픽 정보사이트인 '마이인포 2018'을 통해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는 두 차례 4회전 점프를 뛸 예정이고 프리스케이팅에서는 4~5개의 쿼드러플 점프를 뛰도록 노력하겠다"고 공개했다.

천은 "(대회를 앞두고) 또다른 프로그램 구성 옵션은 많지 않다. 일주일 뒤 좋은 컨디션이 되기를 바란다. 훈련할 땐 긴장하지 않는데 (실전에서는) 이상하다. 점프에서 더 주의할 생각"이라고 웃었다. 천은 미국을 대표하는 중국계 패션 디자이너 베라 왕이 만든 의상을 입고 평창 무대에 설 예정이다. 미국 취재진이 의상 관련해서 여러 질문을 했는데 "내 프로그램에 어울리면서도 편안한 디자인을 (패션 디자이너가) 고려해줬다. 경기에서 내가 옷을 입고 있다고 느끼지 못할 정도로 움직임이 자유롭다"고 말했다. 또 "22~25벌의 의상을 받았는데 내가 직접 5~6벌을 골랐다. (실전에서) 머리 모양만 다르게 하려고 한다"고 했다.

천은 "어릴 때부터 오륜마크를 봤는데 지금 그 장소에 서 있다"며 후회 없는 연기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김용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