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 학위 특혜 논란에 휩싸인 조권은 정말 억울한 것일까.

조권은 2015년 경희대학교 포스트모던음악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해 3월 경희대학교 아트퓨전디자인대학원 퍼포밍 아트학과에 입학해 2017년 8월 16일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과정을 이수했다.

지난 6일 SBS 는 조권이 길거리 공연 형식으로 노래를 부르는 영상으로 지난해 경희대 대학원에서 실용음악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고 보도했다. 졸업 공연은 반드시 연주자와 함께 1시간 넘게 공연해야 하는데 조권은 연주자 없이 혼자 30분만 공연했고, 공연장 대관 등 여러 면에서 부실,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또 7일 보도에서는 그 영상마저도 애초 예고한 지난해 5월 6일에 촬영된 것이 아니라고 전했다. 조권의 소속사 큐브엔터인먼트는 7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전했고 조권 역시 SNS를 통해 본인의 억울함을 토로했다.


-억울한 조권, 경희대 책임론 대두

조권이 다닌 아트퓨전디자인대학원은 석사 학위를 받을 때 논문작성을 원칙으로 하나 부득이한 경우 주임교수 허가 하에 비논문 학위를 신청할 수 있다. 경희대 홈페이지에 따르면 공개 발표에 합격한 자는 대학원에서 정한 기간 내에 심사용 논문 또는 작품전·공연 팜플렛 3부, 사진 4장 및 첨부 서류를 행정실에 제출하면 된다. SBS에서 초기 문제 제기한 졸업 공연의 세부 사항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조권과 소속사측에서 억울해 하는 점이 바로 이것이다. 먼저 소속사 측은 조권은 학교측의 안내에 따라 비논문학위 심사 절차를 통해 학위를 취득했고 담당 지도교수의 확인 결과 규정에 어긋난 것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실제로 교수들 사이에서도 졸업공연의 세부규정에 대한 내용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권 역시 ”졸업공연으로 비논문학위를 신청하여 졸업하였고, 논문 심사일에도 심사에 참석했다”면서 “최종 논문 심사 때 졸업 공연에 관한 포스터와 팜플렛을 지참하여 참석했을 때 당시 심사 교수님들 중 어느 분도 제게 비논문학위(졸업공연)의 학과 내규에 대해서 말씀하신 적이 없었다. 행정 부서에 관련 확인 서류를 제출할 때도 졸업 공연에 관한 학과 내의 내규가 있다는 사실도 그것에 어긋난다는 안내도 받지 못했다. 그 사실을 알았다면 저는 당연히 내규를 충족하는 공연을 했을 것이다. 저의 2017년 학교에서 제출해주신 졸업에 관한 의무를 다 지켰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경희대 노천극장에서 공연을 한 것은 사실이고 조작된 영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조권은 ‘석사 학위 부실 논란’이 아니라 다른 측면에 이 사건의 본질이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결국 경희대 내부의 문제 때문에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조권은 ‘음모와 갈등’, ‘권력다툼’, ‘희생양’ 등의 표현까지 썼다.

-과연 조권은 책임이 없을까?

이번 특혜 논란의 핵심은 조권이 공개된 공연영상이 내규에 충족하는지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조권은 지난해 5월 6일로 예정돼 있던 졸업공연을 열지 않았고 이를 대체할 공연이나 영상도 졸업 전까지 제출하지 않았다. 지난해 8월 석사 학위를 받은 조권이 6개월이 넘게 지난 2월 2일 에서야 졸업 공연과 그 영상을 촬영했다. 이 마저도 SBS 취재 중인 사실을 조교 측에서 알린 후 조교 입회하에 새롭께 찍어 제출한 것이다.

조권은 SBS가 제기한 부실 공연 논란에 대해서는 규정에 어긋남이 없다며 억울해하고 있지만 졸업 공연은 물론 공연 영상 자체가 조권의 졸업 시점에선 존재하지 않았는데 이에 대한 규정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이치에 맞지 않아보인다.

여기서 다시 한번 의문이 생긴다. 경희대학교는 규정상 비 논문학위 발표에 합격한 후 공연을 진행하지 않고 포스터와 팜플렛만으로 졸업이 가능한 것일까. 또 졸업공연 자체를 하지 않은 대학원생에게 추후 공연영상을 제출하라면서 졸업을 시킬 수 있는 것일까.

하지만 상식적으로 일반적인 대학원과 비교해 생각해보면 논문 계획은 합격했지만 논문은 쓰지 못하고 논문의 표지와 목차만 가져왔는데도 심사를 통과한 것인데 과연 당사자는 이게 특혜인 줄 인지 못한 것일까. 아니면 이런 관행이 아트퓨전디자인대학원에서는 당연하기에 아예 문제라고 생각하지 못한 것인지 또 같은 대학원의 일반적인 학생도 이런 관행의 수혜를 받았는지도 의문이 생긴다.

조권과 같은 사태가 불거진 데 대해 가장 큰 책임을 지고 있는 경희대학교는 이런 의문점에 대해 아직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는 경희대 석사학위 부정취득 의혹 등과 관련해 9~14일 현장조사를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경희대학교 혹은 아트퓨전디자인대학원의 입장에 따라 특혜 논란의 시비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조권이 자신의 말대로 ‘희생양’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hongsfilm@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