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평창 올림픽 첫 금메달이 나왔다. 22살 쇼트트랙 스케이터 임효준(22·한국체대)이 주인공이 됐다.

4년 전 소치 올림픽 ‘노메달’ 수모 만회를 위해 절치부심한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첫 종목인 1500m에서 소중한 한국의 첫 금메달을 안겼다. 임효준은 10일 강릉시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10초485, 올림픽 신기록으로 전체 9명의 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네덜란드의 싱키 크네흐트가 2분10초555로 은메달, 러시아의 세멘 엘리스트라토프가 2분10초687초 동메달을 땄다. 한국은 이 종목에서 2006년 안현수, 2010년 이정수가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4년 전 소치 올림픽에선 샤를 아믈랭(캐나다)에 정상을 내주고 동메달을 따내지 못했으나 에이스 임효준이 이번 대회 쇼트트랙 남자부 첫 종목에서 한국 쇼트트랙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예선을 무난히 1위로 통과한 임효준은 준결승에서도 팀 동료 황대헌과 환상적인 호흡을 이루며 나란히 결승 티켓을 잡았다. 임효준과 황대헌은 준결승에서 중국 선수 3명, 헝가리의 강자 리우 샤오앙과 한 조에 편성되는 최악의 대진표를 받아들었다. 그러나 레이스 중반부터 속도를 올린 끝에 임효준이 2분11초389로 1위, 황대헌이 2분11초469로 2위에 올라 메달에 도전하게 됐다. 중국 선수들은 전부 탈락했다.

결승엔 임효준과 황대헌 외에 엘리스트라토프와 아믈랭, 사무엘 지라르(캐나다), 크네흐트, 이트착 데 라트(이상 네덜란드), 티부 판코네(프랑스), 리우 샤올린 산도르(헝가리) 등 무려 9명이 나서 출발선 앞에 섰다. 레이스 초반 중간에서 달리던 임효준은 이후부터 속도를 낸 끝에 크네흐트와 엘리스트라토프를 제치고 결승선을 맨 먼저 통과했다. 황대헌은 레이스 중반 넘어져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임효준은 이번 시즌 월드컵 1차 대회에서 이 종목 우승을 차지하며 남자 대표팀 에이스로 떠올랐다. 이후 부상으로 재활에 전념했으나 착실히 몸을 만든 끝에 올림픽에서 웃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8개와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를 거머쥐어 종합 4위에 오른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기 위해선 이날 쇼트트랙 남자 1500m 금메달이 꼭 필요했다. 부상으로 주춤했으나 대표팀이 에이스로 꼽은 임효준이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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