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차트에서 봄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 있다. 활동을 하지 않은지 이미 오래된 팀인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이 차트에 진입하면, 봄이 왔음을 알 수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벚꽃좀비’, ‘벚꽃연금’이 돌아왔다. 29일 오전 9시 현재 멜론 실시간 음원차트에서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은 68위에 올라있다. 최근 며칠 사이 이 곡은 100위권에서 60위권 사이를 오르내리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가수들 사이에선 음원차트 100위권 진입 자체가 결코 쉽지 않은 과제인데 이 노래는 7년 연속 음원차트 100위권에 진입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벚꽃 엔딩’은 엠넷 ‘슈퍼스타 K3’ 준우승 팀인 3인조 밴드 버스커버스커가 2012년 3월에 발표한 1집 타이틀곡이다. 현재 군복무 중인 장범준이 작사·작곡했다. 버스커버스커는 이듬해 9월 2집을 마지막으로 활동하지 않고 있고, 장범준은 이후 솔로 가수로 활약하며 큰 인기를 끌었지만 ‘벚꽃 엔딩’을 넘어서는 인기를 모으진 못하고 있다.

‘벚꽃 엔딩’이 매년 봄마다 음원 차트를 역주행하는 현상은 이미 일상화가 됐다. 벚꽃이 만개할 무렵이면 차트 상위권까지 치고 올라가는 것도 놀라운 현상이 아니다. ‘벚꽃 엔딩’은 ‘봄의 캐롤’이라고도 불리며 ‘봄 시즌송’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냈다. 하이포와 아이유가 함께 부른 ‘봄 사랑 벚꽃 말고’, 십센치의 ‘봄이 좋냐’도 ‘벚꽃 엔딩’과 비슷한 시기 음원차트에 나타나 비슷한 카테고리를 형성한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봄이 되면 ‘벚꽃 엔딩’을 떠올리는 특정한 팬덤이 있다. 봄이란 시기에 습관적으로 익숙하게 이 음악을 듣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팬덤의 구성원에겐 이 노래에 얽힌 추억과 사연이 있을 것이다. 한 세대에겐 한 시기의 추억과 강하게 얽힐 정도로 이 노래는 깊은 인상을 남긴 노래”라고 평가했다.

이어 강 평론가는 “이 노래를 사랑하는 한 세대의 생존 기간만큼은 ‘불멸의 노래’가 될 것이다. 그 시기를 50년으로 봤을때, 강력한 대체제가 생기지 않는 이상 이 노래의 팬덤은 영구적으로 갈 것이다. 그 사이 이 노래를 처음 접하는 세대가 자신들의 추억을 이 노래와 연관지으며 노래의 수명이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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