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1인 2역 캐릭터가 안방극장을 풍성하게 채우고 있다. 김명민부터 장근석, 이다해까지 이미 자신의 연기력을 입증한 배우들이 1인 2역을 통해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먼저 김명민은 KBS2 월화극 ‘우리가 만난 기적’에서 예상치 못한 교통사고로 인해 육체가 바뀐 인물을 연기하고 있다. 현재 2회까지 방송됐지만 김명민은 냉철한 카리스마를 가진 송현철A의 모습부터 사고로 인해 송현철A 몸에 들어온 다정다감한 송현철B(고창석 분)의 모습까지 소화하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김명민의 모습에서 고창석이 보인다”는 이야기가 많을 정도로, 김명민은 기적 같은 사고로 인해 다른 이의 인생을 살게 되며 혼란을 느끼는 인물을 그려내고 있다. 김명민은 빙의라는 새로운 1인 2역을 통해 ‘우리가 만난 기적’을 이끌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라는 기분 좋은 결과까지 얻고 있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을 찾은 장근석 역시 1인 2역을 선택했다. 장근석은 SBS 수목극 ‘스위치-세상을 바꿔라’(이하 스위치)를 통해 천재 사기꾼과 원칙 검사라는 극단적인 캐릭터를 넘나드는 1인 2역을 보이고 있다. 장근석은 대범하면서도 능청스러운 사도찬의 매력과 정의감 가득한 백준수의 대조적인 모습을 그리며 같은 얼굴이지만 전혀 다른 인물을 이질감 없이 그려내고 있다. 방송 초반인 현재까지는 사도찬의 모습이 보다 비중 있게 그려졌지만 백준수의 이야기 역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스위치’ 제작진은 “사도찬과 백준수의 1인 2역이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이유는 장근석의 혼신을 다한 열연 때문이다. 두 역할을 오가며 몇 배의 노력을 기울이는 장근석에게 응원을 전한다”며 쉽지 않은 연기임에도 노력을 다해 소화해준 장근석에게 감사를 전했다.

SBS 주말극 ‘착한 마녀전’의 이다해도 첫 1인 2역 연기를 무난하게 소화 중이다. 이다해는 착한 주부 차선희와 도도하고 냉정한 승무원 차도희 자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는 이중생활을 하게 되는 두 사람의 모습을 그리며 천연덕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휘하고 있다. 4년 만의 복귀작, 그것도 첫 1인 2역 도전인 만큼 남다른 의미가 될 것이라 밝혔던 이다해의 의지만큼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자신의 색으로 표현해나가고 있다.

이처럼 1인 2역은 말 그대로 한 배우가 두 캐릭터를 연기해야 하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만큼 더 많은 집중력과 연기력이 필요하기도 하다. 극의 재미와 완성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지만 자칫 어설픈 1인 2역은 역효과가 될 수도 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1인 2역은 배우에게 있어 부담스러운 역할일 수도 있지만 자신의 연기력이나 다양한 매력을 제대로 인정받아 ‘인생 캐릭터’를 얻을 수 있는 기회기도 하다”고 전했다.

방송을 앞둔 드라마에서도 당분간 1인 2역 캐릭터의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오는 5월 방송 예정인 SBS ‘기름진 멜로’의 이미숙을 비롯해 하반기 방송을 앞두고 있는 ‘사자’의 박해진은 1인 4역 캐릭터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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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