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월드컵 축구 '희망이 보인다'
'맹활약' 이승우도 도움

손흥민(토트넘)과 이승우(베로나)가 결승골을 합작한 축구국가대표 '신태용호'가 온두라스를 꺾고 월드컵 최종 소집 이후 첫 번째 평가전에서 웃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15분 손흥민의 왼발 중거리포 결승골로 2-0 신승했다. 기성용 이재성 장현수 등 공수 주력 요원을 엔트리에서 제외하며 첫 번째 모의고사를 치른 한국은 전반적으로 경기력은 만족스럽지 않았으나 무실점 승리를 챙기면서 내달 1일 전주에서 열리는 보스니아전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상대인 멕시코를 대비한 온두라스전에서 신 감독은 '플랜A'인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기성용이 빠지면서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차고 황희찬(잘츠부르크)과 투톱에 포진했다.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승우와 베테랑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이 좌우 날개로, 정우영(빗셀 고베)과 주세종(아산)이 중원을 지켰다. 포백은 홍철(상주)~김영권(광저우)~정승현(사간도스)~고요한(서울)이, 골키퍼 장갑은 대구스타디움을 안방으로 쓰는 조현우(대구)가 꼈다. 반면 온두라스는 로만 카스티요(모타과) 로헤르 로하스(알라후엘렌세) 두 공격수를 전방에 내세워 4-4-2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59위 온두라스는 예상보다 약했다. 한국은 초반부터 강하게 상대를 몰아붙였다. 그 중심엔 A매치 첫 경기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활발한 움직임을 뽐낸 이승우다. 공격진에서 측면은 물론 중앙을 넘나들며 특유의 기민한 움직임과 번뜩이는 드리블 돌파로 기회 창출했다. 손흥민과 황희찬도 전방에서 상대를 교란하며 분주히 움직였다. 전반 16분 이승우가 빠른 드리블 돌파로 문전을 파고들어 한 박자 빠른 오른발 슛을 시도했으나 골문을 벗어났다. 3분 뒤엔 고요한의 침투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페널티 아크 오른쪽에서 몸을 던진 골키퍼를 피해 칩슛을 시도했으나 옆그물을 때렸다. 전반 43분 이승우가 또 한 번 중거리슛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그러나 전반 0의 균형은 깨지지 않았다.

재기넘치는 신예 이승우의 활약은 후반에도 이어졌다. 끝내 선제골의 디딤돌을 놓았다. 후반 15분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이승우와 고요한이 상대를 압박, 공을 가로챘다. 이승우가 재빠르게 공을 잡아낸 뒤 돌파, 왼쪽으로 달려든 손흥민에게 내줬다. 손흥민이 정확한 임팩트에 의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발을 떠난 공은 미사일처럼 날아가 온두라스 골문 오른쪽에 꽂혔다. 손흥민과 이승우가 합작한 골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기세를 올린 한국은 13분 뒤 추가골에 성공했다. 이청용을 대신해 교체로 들어간 문선민(인천)이 주인공. '월미도 아자르'라는 별명으로 K리그1에서 국내 선수 중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는 그가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렸다. 초반 볼 터치, 패스에서 실수를 범하면서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황희찬이 페널티박스 왼쪽을 돌파, 문전으로 달려든 문선민에게 공을 내줬다. 문선민은 침착하게 상대 수비 태클을 제친 뒤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골문 오른쪽으로 찔러 넣었다.

온두라스는 좀처럼 반격을 시도하지 못했다. 한국 문전까지 진입하는 것조차 버거워했다. 무의미한 중거리슛만 나왔다. 한국이 막판까지 공세를 이어간 가운데 두 골 차 승리를 지켜냈다.

김용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