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과 에이스가 나란히 "마이웨이"를 외쳤다. 좌고우면할 시간이 없다. 부침이 있더라도 이젠 열흘간 스웨덴전 하나를 위해 '올인'하겠다는 자세가 묻어났다.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과 손흥민이 합창했다. 스웨덴전 필승을 위해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만큼 18일에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는 뜻이었다. '4강 신화'를 이뤘던 2002년이나 '원정 16강 쾌거'를 달성했던 2010년처럼 월드컵 본선 1차전이 열리는 그날까지 기다려줄 것을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파워프로그램 등을 실시하며 대표팀 업그레이드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는 신태용 감독은 "평가전을 이기고 싶지만 모든 포커스를 스웨덴전에 두고 있다"고 했다. 손흥민도 "선수들의 자세가 진지하다. 월드컵으로 가는 방향인 것 같다. 볼리비아전(7일), 세네갈전(11일)이 중요하지만 결국 스웨덴전"이라고 말했다. 신태용호는 7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남미 볼리비아와 A매치를 치른 뒤 곧바로 훈련 캠프가 있는 레오강으로 돌아갔다.
 
◇ 신태용 감독 "포커스는 평가전 아닌 스웨덴전"

신 감독의 각오는 오스트리아에서 열릴 두 차례 평가전에 대한 자세에게 강렬하게 드러났다. 그는 "선수들 자신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평가전을)이기는 게 좋다"는 질문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나도 이기고 싶다"며 말문을 연 그는 "물론 평가전을 이기면서 우리가 하려는 플레이를 만들면 좋지만 본의 아니게 안 될 수도 있다. 그런 것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어느 하나 소홀하게 준비하진 않을 테지만 모든 포커스를 스웨덴전에 맞추고 있다"고 했다. 신 감독은 '스웨덴전 올인'의 이유로 지난 5일부터 시작해 앞으로 두 차례 더 실시할 계획인 고강도 체력훈련(파워프로그램)을 꼽았다. 신 감독은 "(평가전을 위해서라면)파워프로그램을 해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워프로그램을 하는 것은 평가전이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수비 조직력 등 열흘간 전술적인 면에서 최대 숙제로 꼽히는 부분은 신경쓰겠다고 했다. 신 감독은 7일 볼리비아전 선발로 나서 A매치에 복귀한 수비수 장현수를 11일 비공개로 열리는 세네갈전에서도 주전으로 투입해 수비 조직력을 점검할 뜻을 나타냈다. 그는 "신태용이 공격 축구를 지향하는데 (평가전에서)왜 내려서서 경기할까라고 생각할 수 있다. 스웨덴전을 위해서다. 그런 부분을 알아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 에이스 손흥민 "스웨덴 좋지만 약점 있다"

손흥민의 각오도 신 감독과 일치했다. 지난 1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에서 충격패한 뒤 월드컵의 무서움을 거론하며 선수들의 정신력 향상을 주문했던 이가 바로 손흥민이었다. 오스트리아에 온 뒤 생각이 바뀌었다. "전체적으로 훈련 강도가 강하다보니 선수들이 힘들어하는 면이 없지 않은데 분위기는 진지하다. 체력 훈련 때 굉장히 감동 받았다. 날씨도 더웠는데 선수들이 '악' 소리를 내면서 하더라. 월드컵 때 100%의 몸 상태를 만드는 게 목표"라며 팀의 결속력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태용호는 '통쾌한 반란'을 위해 세트피스나 공격 패턴, 심지어 선발 라인업까지 감추고 있다. 손흥민은 "스웨덴전에 보여줄 뭔가가 있긴 있는 건가"란 질문에 "나는 엑스맨이 아니다"라며 웃은 뒤 "그런 것 하나하나로 골이 갈릴 수 있다. 골을 보장할 순 없지만 준비 과정 아닌가. 어느 팀이나 약점은 있다. 스웨덴의 조직력이 튼튼하지만 정보를 통해서 분석하고 파고들 수 있다"며 '6월18일'을 기약했다.
 
◇ 1차전 웃어야 신화 썼다…'스웨덴전 마이웨이'

신태용호의 '스웨덴전 올인'은 과거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성공 로드맵을 떠올리게 한다. 기간의 차이는 있지만 2002년과 2010년 대표팀이 주변의 우려 섞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마이웨이'를 걸었기 때문이다. 2002년에 4강 기적을 쓴 거스 히딩크 감독은 그 해 1월 미국에서 열린 북중미 골드컵에서 쿠바와 비기고 코스타리카, 캐나다에 지는 등 졸전을 거듭하자 "우리의 목표는 골드컵이 아닌 월드컵"이란 말로 일축하고 한 길을 걸었다. 파워프로그램 및 수준 높은 팀들과의 평가전을 통해 수준이 점점 높아졌고 결국 2002 월드컵 1차전 폴란드와 경기 2-0 완승으로 신화의 첫 페이지를 썼다. 2010년 대표팀을 이끈 허정무 감독도 "첫 상대 그리스를 반드시 잡아야 16강에 갈 수 있다"는 전략을 세우고 1차전에 맞춘 체력 훈련 및 컨디셔닝으로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행을 정조준했다. 폴란드전처럼 그리스전에서도 전.후반 한 골씩 넣어 2-0 완승을 거뒀다. 체력 훈련 도중 치른 벨라루스와 평가전에서 0-1로 졌지만 개의치 않았다. 물론 2002년이나 2010년과 비교했을 때 지금의 대표팀 조직력이나 상대팀의 수준, 평가전 성적, 준비 과정 등에서 걱정되는 점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지체할 시간이 없다. 1차전 승리를 위한 '원 팀'으로 신태용호가 나간다. 스웨덴전이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인스브루크 | 김현기기자 silv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