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파 공격 3총사는 스웨덴전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승우(베로나)는 신태용호가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위해 세계 무대에 자신 있게 내미는 공격 트리오다. 권창훈(디종)의 낙마가 뼈아프지만 유럽에서 뛰는 3명의 공격 자원들은 신태용 감독이 천명한 '통쾌한 반란'의 중심에 서 있다. 한국이 수비 조직력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으나 결국 이들이 골을 넣어야 승리도 가능하고 16강에도 갈 수 있다.

3명의 각오는 각기 다르지만 방향은 같다. 아시아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에이스 손흥민은 4년 전의 아픔을 갚겠다고 했다. "이승우와 비슷한 나이에 브라질 월드컵에 나갔다. 4년 전엔 자신감이 많았고 3경기 다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경기장에 갔다"는 손흥민은 "지금은 다르다. 자신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4년 전보다 걱정이 많이 늘었다"고 러시아에 온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걱정 만큼 각오를 단단히 다지고 있다. 손흥민은 "우린 칼을 더 갈고 경기장에 나가야 한다"며 스웨덴의 도발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선수들이 다 머릿 속에 기억해야 한다"고 외쳤다. 손흥민은 절실하게 뛰기를 원했다.

생애 첫 월드컵에서 주전 투톱으로 나설 것이 유력한 황희찬은 무한 긍정 마인드를 갖고 있다. 황희찬은 지난 달 28일 온두라스전에서 처음으로 손흥민과 투톱 선발을 이룬 뒤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도 포백이든 스리톱이든 이변이 없는 선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황희찬은 "흥민이 형과 훈련에서 계속 맞춰봤기 때문에 어색한 건 전혀 없다"며 호흡한 지 한 달도 안 된 투톱 조합이란 세간의 우려를 일축했다. 이어 "월드컵에서 어떻게 잘 할지 좋은 생각만 하고 있다. 스웨덴 선수들의 경기를 대표팀에서 나눠준 태블릿PC로 계속 보면서 분석하고 있다. 이미지 트레이닝도 하고 있다"며 '좋은 생각'에 집중했다. 황희찬과 손흥민은 같은 에이전트를 두는 등 밖에선 오래 전부터 친하게 지낸 사이다. 리우 올림픽에서도 함께 뛴 적이 있다.

깜짝 승선 뒤 대표팀 내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이승우는 막내답게 "즐기겠다"고 했다. 그는 "스웨덴 감독과 선수들이 우리와 경기를 준비하지 않았다고 한다.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상대의 설전에 응수한 그는 "우리가 이기고 잘 즐겼으면 좋겠다. 아시아팀이 좋은 성적을 못내서 한국이 최약체라고 하는데 축구는 모르는 일"이라고 받아쳤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원더보이'답게 통통 튀면서도 발랄한 행동이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월드컵을 즐기겠다는 말에서 그의 예상 밖 활약을 엿볼 수 있다. 외신도 그의 존재를 점점 의식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 김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