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꺾고 승점 3점 16강 진출 청신호
본선 참가 32개국 중 최하위팀 '70위의 반란'
24년간 월드컵 무대'NO 勝'사우디 망연자실

러시아가 2018 러시아월드컵 개막전에서 승리하면서 '개최국 개막전 무패' 전통을 이어나갔다.

러시아는 14일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A조 1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5-0으로 완파했다. 러시아는 1승(승점3)을 기록하며 조 단독 선두로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패(승점)로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당초 러시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70위로 출전국 중 가장 낮아 전통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 붙었다. 러시아는 개최국 자격으로 이번 월드컵에 자동 진출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랭킹 67위 사우디아라비아를 폭격하면서 개최국의 자존심을 지켰다.러시아는 개최국이 개막전을 치르기 시작한 2006년 독일 대회부터 이어진 '개최국 개막전 무패'의 전통을 이어갔다.

2006년 대회 개막전에서는 독일이 코스타리카를 4-2로 물리쳤고,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는 남아공이 멕시코와 1-1로 비겼다. 또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는 브라질이 크로아티아를 3-1로 물리쳤다.

또한 러시아는 2006년 대회 이후 가장 많은 점수 차로 개막전 승리를 거머쥐었다.

5골은 1934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이탈리아가 미국을 7-1로 꺾은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개최국 개막전 골이다. 러시아는 1994 미국 월드컵에서 카메룬을 6-1로 제압한 이후로 이 경기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

러시아가 월드컵에서 승리한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1승 2패) 이후 16년 만이다. 러시아는 2006 독일과 2010 남아공 대회에서는 예선에서 탈락했고, 2014 브라질 대회에서는 조별리그 2무 1패로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1994 미국 대회 이후 월드컵 무대 승리가 없다.

이날 경기에선 교체 투입된 체리셰프가 전반 43분과 후반 46분에 각각 1골씩, 모두 2골을 터뜨리며 수훈갑이 됐다.

이날 경기는 팽팽했고 오히려 점유율은 사우디가 앞섰으나 기회는 홈팀 러시아에만 찾아왔다. 전반 43분 러시아의 데니스 체리셰프가 추가골을 뽑아내며 다시 한 번 루즈니키 스타디움을 들었다 놨다. 후반 26분 아르주바가 쐐기골을 넣은 후 믿기지 않는 네 번째, 다섯 번째 골까지 나오자 경기장의 환호도 절정에 달했다.

러시아 관중은 종료 휘슬이 울리고도 한참 동안 열기를 가라앉히지 못한 채 열띤 응원을 이어갔다. 먼 길을 온 사우디 관중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응원을 이어갔으나 종료 직전 다섯 번째 실점 이후 망연자실한 채 자리를 떴다. FIFA 랭킹 70위로, 본선 참가 32개국 중 가장 낮은 순위로 손님을 맞아야 했던 러시아는 기분 좋은 개막전 완승으로 '랭킹 꼴찌의 굴욕'을 완전히 씻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