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메시-호날두-네이마르
톱 클래스 명성에도 월드컵 우승 없어
한풀이-개인상 수상 자존심 싸움 후끈
'뉴3' 살라-레반도프스키-카바니
40골 이상 골폭풍 유럽리그 득점왕들
국가 명예 걸고 '축구영웅' 등극 별러

세계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를 향한 월드컵 전쟁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내로라하는 해결사들이 이제는 국가의 명예를 걸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월드컵은 국가대항전이지만 스타들에게는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월드컵에 출전하는 톱 클래스 선수들은 골든볼(최우수선수) 또는 골든 부츠(득점왕)을 차지하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 2010년대 들어 세계 축구의 '빅3'로 불리는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네이마르 다 실바(브라질)는 4년 전 브라질대회에 이어 다시 한번 축구 영웅이 되기 위한 도전에 나선다.

러시아월드컵에서는 '빅3'의 아성에 도전하는 새 얼굴들도 주목받고 있다. 2017~2018시즌 유럽 빅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모하메드 살라(이집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폴란드), 에딘손 카바니(우루과이)가 주인공이다. 각자의 강점을 가진 6명의 공격수들은 '빅3 vs 뉴3'의 구도로 러시아월드컵에서 킬러 대결을 펼친다.

메시, 호날두, 네이마르는 소속팀에서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품었지만 월드컵에서는 정상을 밟아보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30대에 접어든 메시와 호날두는 러시아대회가 생애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우승이 더 간절하다. 특히 메시는 2005년 국가대표로 발탁된 뒤 단 한번도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한 혹독한 징크스를 이어가고 있다. 2년 전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에서 칠레에게 패한 직후에는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할 정도로 우승 실패에 대한 후유증이 컸다. 호날두는 주장을 맡았던 유로 2016에서 깜짝 우승을 달성하면서 메이저대회 무관의 설움에서는 벗어났다. 이제는 포르투갈을 유럽을 넘어 세계 최고의 팀에 올려놓겠다는 야심에 가득차 있다. 네이마르는 4년 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4강까지 순항하면서 우승의 기회를 잡는듯 보였다. 하지만 독일과의 준결승에서 1-7로 대패를 당하면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러시아대회를 통해 나란히 4회 연속 출전하는 메시와 호날두에게 월드컵은 '애증의 대회'다. 클럽에서 보여준 활약에 비해 월드컵에서의 성적은 미미했기 때문에 항상 비난의 중심에 서왔다. 메시는 18세에 출전한 2006독일대회에서 경기 투입 13분만에 1골1도움을 작성하면서 화려하게 월드컵에서 데뷔했다. 하지만 2010남아공대회에서는 8강까지 5경기에서 단 1골도 기록하지 못하면서 고개를 떨궜다. 호날두는 월드컵 본선에서만 13경기를 소화했지만 골 네트를 흔든 슛은 단 3개에 불과하다. 그는 매 대회 본선마다 단 1골씩만 기록하면서 월드컵에서는 이름값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에 비하면 네이마르는 '월드컵 체질'이다. 그는 브라질대회에서 홈 어드밴티지를 안고 싸우긴 했지만 본선 5경기에서 4골을 터뜨리며 첫 월드컵에서도 순도 높은 골 결정력을 보여줬다.

◇ 도전장을 낸 빅리그 득점왕 출신 해결사 '뉴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갈아치우며 득점왕에 오른 살라,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2위를 14골 차로 따돌리며 득점왕을 차지한 레반도프스키, 프랑스 리그1 파리 생제르맹에서 개인 통산 최다골 기록을 경신하며 득점왕에 등극한 카바니는 올시즌 유럽리그에서 골폭풍을 일으킨 킬러들이다. 이들이 소속팀에서 바짝 달궈진 골 감각을 월드컵 무대까지 이어갈지가 관심사다. 득점왕 3총사는 올시즌 나란히 40골 이상을 기록하면서 유럽 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주목을 받았다. 살라와 레반도프스키는 누구보다 월드컵을 고대해왔다. 이들은 러시아대회가 월드컵 첫 무대다. 살라는 이집트를 28년 만에, 레반도프스키는 폴란드를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으로 이끄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살라와 레반도프스키가 이집트와 폴란드의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크다. 둘 모두 지역 예선에서 팀 내 최다골을 터뜨리며 본선행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들이 상대의 집중견제를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이집트와 폴란드의 월드컵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세계 최고의 무대라는 중압감을 이겨내야하는 것도 숙제로 남아있다. 카바니는 2010남아공, 2014브라질월드컵에 출전했기 때문에 경험면에서는 살라와 레반도프스키에 비해 앞선다. 게다가 남미 예선 득점 1위(10골)를 차지한 카바니는 루이스 수아레스라는 든든한 공격 파트너가 함께하기 때문에 시너지를 기대할 만하다.

도영인기자 dokun@sportsseoul.com
사진 | AFP.로이터.E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