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 골키퍼 조현우가 독일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 승리의 주역이었다.
조현우는 27일 러시아 카젠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맨 오브 더 매치(MOM)"로 뽑힌 데 이어 주요 외신으로부터 높은 평점을 받았다. 이날 조현우는 독일의 슛 26개를 모두 막아내는 선방으로 한국의 2-0 승리의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해 11월 14일 세르비아와의 친선전에서 붉은색의 태극 유니폼을 입은 조현우는 A매치 경기 기록이 9경기에 불과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온두라스와 세네갈전에 출전한 게 전부였다. 전문가들 역시 조현우가 후보 골키퍼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번 대회 3경기 모두 주전으로 나서 풀타임 활약했다.
그를 향한 평가는 외신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경기 활약에도 영국 국영방송 BBC는 한국과 독일 양팀 통틀어 최고점인 8.85점을 부여했다. 26개의 슛을 안정적으로 막아낸 그의 활약을 인정해주는 점수였다. 반면 세계 최고 골키퍼라고 평가 받았던 마누엘 노이어는 2.59점을 받아 상대적으로 비교되게 했다. 노이어는 이날 무리한 전진 플레이로 두 번째 실점의 빌비가 되기도 했다.

다음은 조현우 일문일답

-국민들에게 한 마디.

▲응원 감사하다. 우리도 국민들처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경기했다. 좋은 결과로 웃으면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독일을 꺾었지만 멕시코-스웨덴전 결과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는데.

▲너무 아쉬웠다. 선수들도 이 경기가 이번 월드컵 마지막이란 생각에 많이 울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슛을 받아보니 어땠나.

▲준비를 많이 했다. 사실 경기 앞두고 무섭고 두렵기도 했다. 이런 마음을 와이프에게 털어놨다. '당당하게 하고 오라'고 하더라. 힘을 받았다. (경기에서) 아무 생각 없었고 선수들이 몸 날려서 막아주니까 나도 잘 반응한 것 같다. 내가 막았다기보다 온 국민 (염원이 모여) 막았다고 생각한다.

-독일전 1차 목표였던 전반 무실점에 성공했을 때, 하프타임 라커룸 반응은 어땠나.

▲우리 선수들이 생각한 것보다 독일이 강하지 않았다. 자신감을 가졌다. 감독도 더 적극적으로 공격하자고 했다. 용기와 자신감이 생겼기에 후반에 더 잘 한 것 같다.

-이번 대회 눈부신 선방으로 존재를 알렸는데.

▲감독, 코치진이 내게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나를 믿고 앞에서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축구 인생의 큰 계기가 된 것 같다. 한국가서 더 잘해서 대표팀에 또 합류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월드컵 활약으로 8월 아시안게임 차출 얘기도 나오는데.

▲생각해본 적은 없다.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겠지만 우선 K리그로 돌아가서 대구를 위해 경기하고 싶다. (아시안게임 성적에 따라 병역 혜택도 주어지는데) 사실 아시안게임을 그렇게 생각한 적은 없다. 난 언제 어디서든 최선을 다한다. 군대에 간다고 해도 그곳에서 열심히 하는 게 내 임무다.

-신 감독이 독일전 앞두고 마지막 절규를 보이겠다고 했는데.

▲공은 둥글다고 말씀하셨다. 정말 올라갈 확률이 1% 있으니까, 기적을 믿는다고 경각심을 심었다. 선수들도 미팅 많이 했는데 우리도 올라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품고 경기했다. 그래서 결과가 좋았다. 아쉽지만 후회 없다.

카잔(러시아) | 김용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