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확률은 25%다. 1930년 시작된 월드컵에서 아직까지 깨지지 않은 기록이 하나 있다. 바로 이방인 사령탑이 이끄는 국가가 단 한번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한 징크스다.

2018러시아월드컵에서는 4강에 오른 국가들 가운데 프랑스(디디에 데샹) 잉글랜드(개러스 사우스게이트) 크로아티아(즐라트코 달리치) 감독은 모두 자국 출신이다. 유일하게 벨기에만은 외국인인 스페인 출신의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이 팀을 이끌고 있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이미 8강때부터 유일한 외국인 감독으로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이방인 감독들은 잔혹사로 불릴만큼 월드컵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4년 전 브라질월드컵에서는 8강 진출 국가 가운데 외국인 사령탑이 이끄는 팀이 단 한 곳도 없었다. 월드컵 역사에서 외국인 감독이 결승전에 진출한 것은 단 2차례 뿐이다. 1958스웨덴월드컵에서 스웨덴을 이끌었던 조지 레이너(잉글랜드)과 1978아르헨티나 대회에서 네덜란드의 지휘봉을 잡았던 에른스트 하펠(오스트리아) 정도다. 벨기에의 마르티네스 감독은 11일(한국시간) 열리는 프랑스와의 러시아월드컵 4강전에서 승리를 거둘 경우 월드컵 역사상 3번째로 결승전 무대를 밟은 이방인 감독이 된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2016년 8월 마크 빌모츠 감독에게 지휘봉을 이어받아 벨기에 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그는 2007년 잉글랜드 스완지시티 감독을 맡으며 지도자로 데뷔했고, 이후 위건 에버턴 등의 팀을 이끌었다.

그동안 자국 출신 사령탑의 월드컵 우승이 이어져 온 이유는 축구 강호들의 특징에서 찾을 수 있다. 이탈리아 독일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국가들은 대부분 축구 인프라와 인적 자원이 탄탄하다. 그로 인해 대표팀 사령탑을 선택할 때 굳이 외국인 감독을 영입할 이유가 없다. 자국 내에서도 지도력을 인정받는 지도자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선수들과의 소통에도 장점이 있는 자국인 감독을 사령탑에 앉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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