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리스트 후원 수십만 달러 포기 캘러웨이로 바꿔
비거리 20야드 더 늘어 평균 323야드

PGA 투어에서 7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을 거둔 케빈 나(25)의 우승 비결은 바로 드라이버였다. 물론 완벽한 퍼팅으로 스코어를 줄일 수 있었지만 그에 앞서 300야드를 훌쩍 뛰어넘는 티샷이 바탕이 되지 않았다면 우승은 불가능했을 수도 있다. 그런 장타를 위해 케빈 나가 수십만 달러의 수입을 포기하고 드라이버를 바꾼 것으로 드러나 화제다.
케빈 나는 프로 전향 이후 계속해서 써왔던 타이트리스트의 드라이버 대신 올 시즌부터 캘러웨이의 드라이버를 들고 투어에서 우승 사냥을 했다. 이번 대회서는 캘러웨이의 에픽 드라이버를 사용했다.
사실 타이틀리스트는 케빈 나의 후원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을 주는 회사였다. 모든 클럽과 공, 신발, 모자 등을 사용하는 조건이다. 그런데 그는 이 후원을 포기했다. 그리고 단순히 클럽 사용으로 약간의 인센티브만 받을 수 있는 캘러웨이 제품으로 드라이버를 바꿨다. 물론 다른 우드나 아이언, 퍼터 등은 기존에 쓰던 타이틀리스트 제품이다.
케빈 나는 최근 포기한 금액에 대해 "정확하게 밝힐 수는 없고 수십만 달러"라고 말했지만, 업계에서는 적어도 30만 달러는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캘러웨이 제품 중에서도 더 최신 제품이 있었지만 케빈 나는 이것 저것을 테스트 해본 뒤 구형 모델인 에픽을 택했다. 이번 우승한 밀리터리 트리뷰트 앳 더 그린브라이어에서 케빈 나는 평균 323.2야드의 장타를 뿜어냈다. 출전 선수 가운데 18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지난해까지만 해도 PGA 투어 장타 랭킹에서 케빈 나는 항상 100위 밖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변화다. 원래 아이언과 쇼트게임, 그리고 퍼팅에서는 일가견이 있던 선수였기 때문에 티샷이 멀리 나간 만큼 더 정확하게 그린에 공을 올릴 수 있었고, 그만큼 더 스코어를 줄일 수 있었다. 여기에다 케빈 나는 작년 시즌이 끝난 뒤 시작한 스윙 교정과 근력 강화로 거리를 늘리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나상욱은 지난해까지 시속 160마일 중반이던 드라이버 볼 스피드가 시속 170마일을 넘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177마일까지 찍었다.
케빈 나의 형으로 한국에서 골프스쿨을 운영하며 방송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나상현 위원은 "스윙 변화와 근력 강화가 딱 맞는 드라이버 교체와 맞물린 결과"라면서 "드라이버 교체 이후 드라이버에 대한 신뢰감으로 더 자신 있는 스윙이 나온 것도 더 긍정적인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짧은 비거리의 약점을 쇼트게임과 퍼트로 벌충하며 PGA 투어에서 버텨오던 케빈 나는 장타력을 손에 넣자 이제 메이저대회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한편, 케빈 나는 밀리터리 트리뷰트 앳 더 그린브라이어 우승으로 롤렉스 세계랭킹이 지난주 65위에서 24계단 수직 상승해 41위가 되며 한인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