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더비에 참가할 의향 있나요?"
생애 첫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뽑힌 텍사스 추신수(36)가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일하는 지인으로부터 받은 문자다. 이는 추신수를 또 한 번 깜짝 놀라게 했다.
추신수에게 지난 8일은 그야말로 최고의 날이었다. 디트로이트전에서 9회 극적인 내야안타로 47연속경기 출루라는 텍사스 구단의 새 역사를 썼다. 그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 오는 17일 워싱턴 D.C.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리는 올스타전 출전 명단에 오르는 겹경사까지 맞았다. 팬 투표에서는 밀렸지만 선수단 투표와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추천으로 생애 처음으로 올스타로 뽑히는 연광을 안았다. 한국인 메이저리거로는 박찬호(2001·LA다저스), 김병현(2002·애리조나)에 이어 세 번째며 야수로서는 최초다.
놀랄만한 일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올스타 확정 후 홈런 더비 참가 제의를 받았다. 사무국에서 일하는 지인으로부터 "홈런 더비 참가도 고려해 보겠냐"는 문자를 받은 것이다. 추신수는 9일 텍사스 지역 언론 댈러스 모닝뉴스와 인터뷰에서 "처음엔 그가 농담하는 줄 알았다"며 깜짝 놀랐던 심정을 전했다.
추신수는 올 시즌 타율 0.293, 17홈런, 42타점을 기록 중이다. 아시아 메이저리거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우긴 했지만 홈런으로 조명받는 선수는 아니다. 그럼에도 충분히 홈런 더비에 대한 관심을 키울 수 있는 선수라는 게 사무국의 판단이다. 한국인 야수 최초의 올스타인 만큼 홈런 더비에 대한 한국의 관심도 더 많이 불러일으킬 거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추신수는 일단 거절한 상태다. 그는 "진지하게 아직 몇 자리가 남아있다고 권하더라. 그런데 이 부분은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다. 홈런 더비를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다"며 "아마도 나가지 않을 것 같다"고 거절 의사를 밝히면서도 "그러나 아직 5일이나 남았다"고 여지를 뒀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추신수는 아직 대퇴부 사두근 통증을 안고 있다. 아무래도 홈런 더비 출전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 상황이다. 올스타 휴식기까지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설 예정으로 추신수는 "물론 올스타전 출전 자체에는 전혀 문제없다"고 밝혔다. 추신수는 9일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경기에서는 휴식차 선발 제외됐다.

최민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