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로키스의 오승환(36)이 친정팀 세인트루이스와 경기에서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오승환은 30일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 4-4로 팽팽히 맞선 7회 말 2사 주자 1, 2루 위기 상황에서 팀의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콜로라도 이적 후 두 번째 등판이자 세인트루이스와 첫 맞대결이었다.
세인트루이스 시절 오승환의 활약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는 홈팬들은 마운드에 서 있는 오승환을 향해 박수갈채를 보냈고, 좀처럼 표정에 변화가 없는 오승환도 미소를 지으며 홈팬들의 성원에 화답했다.
오승환이 맞이한 첫 상대는 세인트루이스 시절 배터리 호흡을 맞췄던 '절친' 야디에르 몰리나였다. 초구로 볼을 던진 오승환은 2구째 낮은 슬라이더를 던졌다. 몰리나가 힘차게 스윙을 했지만 타구는 좌익수에게 잡혔다. 오승환은 몰리나를 잡아내며 역전 위기에서 벗어났다.
8회 말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오승환은 선두 타자 폴 데용을 기가막힌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고, 마르셀 오수나를 직선타로 돌려세우며 아웃카운트 2개를 올렸다. 초구를 공략한 제드 저코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야이로 무노즈를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무실점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오승환의 이날 기록은 1.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방어율은 2.55로 내려갔다.
세인트루이스 팬들에게 좋은 기억을 안겨주고 떠난 오승환은 적으로 돌아와 변함없는 실력을 뽐내며 친정팀 팬들에게 오묘한 감정을 심어줬다.
콜로라도는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으나 세인트루이스 오수나에게 끝내기 홈런을 허용, 4-5로 패했다.

서장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