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에 당한 일격을 만회하지 못했다. 상대 기교파 투수에게 끌려다녔고 결국 패배와 함께 고개를 숙였다. 전원 프로선수들로 구성된 한국 야구 대표팀이 엔트리에 프로 선수는 7명 뿐인 대만에 졌다. 거포로 라인업을 채웠지만 단 하나의 홈런으로 1점만 뽑는 데 그쳤다.
한국은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붕 카르노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 대만과 B조 첫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선발투수 양현종이 1회부터 2점 홈런을 맞았고 타자들은 이를 만회하지 못했다. 4회말 김재환이 추격의 솔로포를 터뜨렸지만 거기까지였다. 한국은 5회부터 9회까지 5이닝 동안 추가점에 실패해 자카르타 참사 그림자와 마주했다.
대만 선발투수 우셩펑에게 당했다. 우셩펑은 야마구치 토모히사 구심의 넓은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철저하게 스트라이크존 좌우만 활용하며 리드를 지켰다. 반대로 한국 타자들은 자신의 생각과 다른 스트라이크존에 당황하는 모습이 뚜렷하게 보였다. 우셩펑에 이어 등판한 좌완 왕종하오에게는 안타 2개를 뽑는데 그쳤다.
대만이 두 차례 삐걱거렸지만 한국은 반전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마지막 기회였던 9회 말 1사 2루서도 안타 하나가 터지지 않아 고개를 숙였다.
한국은 프로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참가한 1998 방콕 아시안게임부터 이날 경기 전까지 대만에 19승 9패로 크게 앞섰다. 201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부터 대만전 6연승을 달렸다. 하지만 이날 패배로 한국은 2006 도하 아시안게임의 잊고 싶은 기억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당시 한국은 대만에 2-4로 패했다. 이후 일본에도 경기를 내줬고 동메달에 그쳤다.
한국이 앞으로 B조 예선 인도네시아, 홍콩전을 모두 승리하며 슈퍼라운드까지 4연승을 거둔다고 가정하면 결승에서 다시 대만과 만날 확률이 높다. 자카르타 참사를 피하기 위해선 앞으로 5연승을 달성해 12년 전 악몽에서 탈출해야 하는 한국이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 | 윤세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