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 간판 정현(23위)이 고전 끝에 US오픈 테니스 챔피언십(총상금 5300만 달러) 2라운드에 올랐다.
정현은 28일 뉴욕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남자 단식 1회전에서 리카르다스 베란키스(리투아니아·104위)에 세트 스코어 2-1(4-6 7-6<8-6> 6-0)으로 앞선 4세트에서 기권승을 거뒀다.
정현은 베란키스의 서브로 시작한 1세트 첫 게임을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쉽게 경기를 풀어가는 듯했지만, 곧바로 자신의 서브게임을 놓쳤다. 자칫하면 분위기가 넘어갈 뻔한 상황에서 정현은 다시 한 번 브레이크를 건 뒤 자신의 서비스게임을 지켜 3-1로 앞서갔다.
경기를 유리하게 풀어갈 기회를 잡았지만, 이후 서비스가 흔들린 정현은 브레이크 당한 뒤 상대 서비스게임은 잡지 못해 4-5로 역전을 허용했고 다시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놓쳐 1세트를 내줬다.
경기 흐름을 내준 정현은 2세트 초반까지 고전했다. 강력한 서브와 리턴을 앞세운 베란키스에게 밀려 2-5까지 끌려갔다.
그러나 전열을 재정비한 정현은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킨 뒤 3-5에서 베란키스의 서브 실수를 틈타 브레이크에 성공했다. 이어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켜 5-5로 균형을 맞췄고, 타이브레이크에서 공방을 거듭한 끝에 2세트를 잡았다. 포핸드 스트로크로 마지막 포인트를 따는 순간 크게 포효하며 하늘로 주먹을 내질렀다.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온 정현은 3세트서 날카로운 서브와 강력한 리턴으로 압박했고, 베란키스는 1세트와 2세트 모든 힘을 쏟은 것처럼 무너지기 시작했다. 정현의 범실은 하나도 없었던 반면 베란키스는 17개나 범하면서 자멸했다. 정현은 3세트서 한 게임도 내주지 않은 채 깔끔하게 끝냈다.
4세트 정현은 1-0에서 브레이크에 성공했고, 3세트 도중 오른팔 통증으로 치료를 받았던 베란키스는 자신의 서브게임을 놓치자 기권을 선언했다.
2015년과 지난해 US오픈 2회전 진출이 최고 성적이었던 정현은 이형택(은퇴)이 2000년과 2007년 달성한 US오픈 남자단식 16강에 도전한다.
2회전에서는 미카일 쿠쿠슈킨(카자흐스탄·84위)과 다툰다.
쿠쿠슈킨은 1회전에서 노아 루빈(미국·135위)을 3-1(6-3 6-1 4-6 7-6<7-3>)로 물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