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한 경기에서 포수 마스크를 썼다가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뒤 홈런까지 친 선수가 나왔다.
주인공은 베네수엘라 출신인 서른 살의 신인 LA 에인절스의 프란시스코 아르시아다.
아르시아는 20일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벌어진 2018시즌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원정 경기에 7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경기는 오클랜드가 3회 5점, 4회 7점, 6회 6점을 뽑으며 7회초까지 18-2로 크게 앞서 일찌감치 승부가 기울었다.
그러자 에인절스의 마이크 소시아 감독은 7회 말 수비에 들어가면서 아르시아의 포수 마스크를 벗기고 팀의 7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렸다. 대신 지명타자로 나섰던 오타니 쇼헤이를 빼고 포수 호세 브리세노를 투입했다.
아르시아가 메이저리그에서 투수로 출전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달 11일 역시 오클랜드를 상대로 홈경기(에인절스 0-7 패)를 벌일 때 9회 구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다시 마운드에 선 아르시아는 첫 타자 맷 조이스를 유격수 뜬공, 마커스 세미언을 중견수 직선타로 잡아냈다. 하지만 조시 페글리에게 중전안타를 내준 뒤 닉 마티니와 채드 핀더에게 연속타자 홈런을 맞아 3실점 했다.
8회 말에도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보 테일러를 중견수 뜬 공으로 잡은 아르시아는 마크 칸하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으나 더스틴 파울러에게 2루수 땅볼을 끌어내 병살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이날 투수로서 아르시아의 성적은 2이닝 4피안타(2홈런) 3실점. 시즌 평균자책점은 9.00이 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앞선 세 번의 타석에서 두 번은 삼진, 한 번은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난 아르시아는 2-21로 끌려가던 9회초 2사 후 네 번째 타석에서 오클랜드 크리스 해처로부터 시즌 6호 중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MLB닷컴에 따르면 아르시아가 한 경기에서 포수, 투수로 뛰고 홈런까지 친 메이저리그 최초의 선수가 되는 순간이었다.
아르시아는 12년간의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쳐 지난 7월 메이저리그로 처음 승격했다. 데뷔전이었던 같은 달 26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구단 사상 최다인 4타점을 올린 그는 두 번째 경기였던 이틀 뒤 시애틀전에서도 6타점을 뽑아 데뷔 2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사상 최다인 10타점을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아르시아의 역사적인 기록에도 불구하고 에인절스는 3-21로 대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