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챔피언스 리그 조별 리그서 에인트호번과 2-2로 비겨

휴식이 보약이었다.

지난 주말 웨스트햄과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결장하며 꿀맛 같은 휴식을 한 손흥민(26·토트넘)이 모처럼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이며 두 골에 이바지했다. 간결한 터치와 빠른 드리블, 상대 수비와 일대일 상황에서 화려한 스텝오버까지. '혹사논란' 속에서 최근 A매치를 끝낸 뒤 "힘들다"고 고백한 손흥민이 스스로 흡족할만한 플레이를 펼쳤다는 점에서 11월의 기대를 품게 했다.

손흥민은 24일 네덜란드의 에인트호번 필립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19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 리그 조별리그 B조 3차전 PSV 에인트호번과의 원정 경기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격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해리 케인을 최전방에 두고 손흥민과 루카스 모우라를 측면 날개로 내세웠다. 2선 중앙엔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돌아왔다. 공격에서 가장 돋보였던 건 손흥민이다. 전반에만 3개의 슛을 시도했다. 킥오프 4분 만에 오른쪽 풀백 키에런 트리피어의 낮은 크로스 때 문전으로 번개같이 달려들어 슛을 시도했다. 아쉽게 상대 수비가 한 발 앞서 공을 걷어냈다. 전반 26분엔 이날 첫 유효슛이 나왔다.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상대 풀백 덴젤 덤프리스를 벗겨낸 뒤 오른발 슛을 시도했다. 골키퍼가 몸을 던져 잡아냈다.

손흥민은 덤프리스와 맞대결에서 확실하게 자신감을 가졌다. 전반 35분 페널티 아크 왼쪽을 파고들어 화려한 스텝오버로 덤프리스를 또다시 제친 뒤 왼발 슛을 시도했다. 그러나 공은 또다시 몸을 던진 골키퍼 다리에 맞고 튀어올랐다. 시종일관 PSV 수비진을 흔든 손흥민의 움직임은 팀이 0-1로 뒤진 전반 39분 마침내 결실을 보았다. 2선 중앙에서 공을 이어받은 그는 에릭센에게 재빠르게 전진 패스를 넣었다. 에릭센이 오른쪽으로 달려든 트리피어에게 연결했고, 트리피어가 낮게 깔아찬 공을 모우라가 문전 오른발 동점골로 연결했다. 후반 들어서도 손흥민의 공격 진영 영향력은 이어졌다. 후반 9분 역전골의 시작점이 됐다. 왼쪽 측면에서 덤프리스를 제치고 돌파한 그는 에릭센에게 공을 내줬다. 에릭센이 재빠르게 중앙에서 측면을 파고들면서 손흥민과 원투 패스를 시도했다. 손흥민이 재치있게 뒤로 흘린 공을 이어받은 에릭센이 왼발로 차 올렸고, 케인이 문전 헤딩 역전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후반 12분 왼발 중거리슛을 시도한 데 이어 후반 15분엔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슛을 또 한 번 시도했으나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시종일관 토트넘 공격의 동력 구실을 했으나 결정적인 슛 기회에선 '마수걸이포'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다소 발목에 힘이 들어갔다. 손흥민은 후반 33분 골키퍼 휴고 요리스가 레드 카드로 퇴장당하는 바람에 교체 골키퍼를 대신해 그라운드에서 나왔다. 이후 PSV가 동점골을 터뜨려 경기는 2-2로 끝났다.

나란히 1무2패(승점1)를 기록한 가운데 토트넘이 골득실(-3)에서 PSV(-5)에 앞서 3위를 유지했다.

김용일기자 에인트호번(네덜란드) | 장영민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