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1년은 더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퀄리파잉 오퍼(QO)를 받은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31)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생겼다.
메이저리그 루키 시절인 2013년부터 어깨 수술을 받고 재활과 재기하는 과정을 바로 곁에서 지켜본 릭 허니컷 투수 코치가 내년에도 다저스와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평소 "허니컷 코치는 코치 그 이상의 의미"라고 말해온 류현진의 성향을 고려하면 허니컷 코치와 함께 1년 더 다저블루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빌 가능성이 있다.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와 3년 계약에 합의한 다저스 입장에서는 류현진까지 잔류시키면 선발진 누수 없이 새 시즌을 준비할 수 있다.
신용과 의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류현진의 성향상 허니컷 코치의 잔류 선언은 예상 외로 빠른 결정을 내리는 동력이 될 수 있다.
관건은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의 계산이다. 안정된 1년을 보낸 뒤 FA(자유계약선수) 선언을 하는 것이 금전적으로 이득인지를 깊이 따져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QO를 통해 대형 프리에이전트(FA)라는 것을 입증했다.
QO는 특급 FA의 기준으로 올해 빅리그 연봉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을 1년간 지급하겠다는 의미다. 올해는 1790만 달러로 책정됐는데 류현진을 포함해 단 7명만 제시 받았다. 지난해 성공적인 재기시즌을 치른 뒤 의욕적으로 출발한 올해 류현진은 뜻하지 않게 내전근을 부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반기에 복귀해 다저스의 서부지구 우승을 견인하며 '빅게임 피처'로 자리매김했다. 생애 첫 월드시리즈 무대도 밟는 등 올시즌 15경기에서 7승 3패 방어율 1.97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부상 탓에 90이닝을 넘어서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류현진의 구위와 감각이라면 큰 걱정 없다는 게 중론이다. FA 권리를 행사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하는 이유다.
현실을 냉정하게 들여다보면 익숙한 다저스에서 건강에 대한 우려를 지우고 FA 선언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ESPN과 야후 스포츠 등 현지 언론은 "류현진은 건강만 하다면 연평균 2000만 달러의 값어치가 있는 투수"라고 입을 모았다. 건강하다는 단서가 붙어있다. ESPN 키스 로는 "류현진은 내년에 32세가 된다. 첫 부상 이전까지 KBO와 ML에서 1600이닝 이상 던졌고 올해도 내전근 부상으로 3개월을 쉬었다. 류현진의 내구성에 대한 의심은 (그를 영입하려는 구단으로서는)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상외로 동양인에게 냉철한 잣대를 들어대는 현지 언론의 생태를 반추하면 허니컷 코치와 함께 다저스에서 내구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허니컷 코치는 지난 3일 ESPN의 라디오 채널에 출연해 "구단이 류현진에게 QO를 제시했고 나는 그와 함께 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해 프런트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1년 더 투수코치로 활약한 허니컷 코치는 "구단과 얘기할 계획이지만 적어도 1년 더 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수들과 함께 월드시리즈 우승에 한 번 더 도전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장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