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토트넘 손흥민(26)의 날이었다. 멀티골로 북치고, 환상 어시스트로 장구쳤다.
손흥민이 2018~19시즌 처음으로 멀티골을 터트리며 한인 팬들에게 화끈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겼다.
손흥민은 23일 영국 리버풀의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18~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 토트넘이 0-1로 뒤지고 있던 전반 26분 동점골을 넣었다.
이어 4-2로 앞서던 후반 15분 쐐기골까지 폭발시켰다.
후반 29분엔 해리 케인의 이날 경기 토트넘 6번째 득점을 도왔다. 이날 한 경기에서 2골 1어시스트를 일궈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맹활약에 힘입어 에버턴에 6-2 대역전승을 챙기고 승점 42를 기록, 3위를 굳건히 지켰다.
손흥민은 이날 두 골을 몰아치면서 이번 시즌 8골을 기록하게 됐다. 프리미어리그에서 5득점을 올렸다. 리그컵에선 3득점을 작성했다.
손흥민은 4-2-3-1 포메이션의 왼쪽 날개로 나섰다.
토트넘은 전반 21분 상대 잉글랜드 대표팀 출신 공격수 시오 월콧에 한 방 얻어맞아 선제골을 내줬다.
그러나 손흥민의 번뜩이는 골 감각이 승부를 곧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홈팀 수비수 커트 주마와 골키퍼 조던 픽포드가 페널티지역 외곽 오른쪽에서 서로 엉키는 틈을 타 볼이 흐르자 어려운 각에서 슛을 때려 골망을 출렁인 것이다. 대각선을 그린 슛은 에버턴 골문 왼쪽 상단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하트 세리머니를 펼치며 기쁨을 만끽했다. 지난 21일 아스널과 리그컵 선제골에 이은 2경기 연속 득점이었다.
손흥민의 기세는 멈출 줄 몰았다. 토트넘은 델레 알리의 역전골과 케인의 추가골,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쐐기골을 묶어 4-1로 달아나다가 후반 6분 길피 시구르드손에 일격을 당해 한 골 내줬다.
이 때 터진 손흥민의 쐐기골이 승리를 확신하는 원동력이 됐다. 손흥민은 후반 15분 라멜라의 침투패스 때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하게 뚫고 들어가 이번 시즌 자신의 첫 멀티골을 완성했다. 구디슨 파크가 찬물을 맞은 듯 고요했다.
마지막 공격포인트는 어시스트였다. 후반 29분 왼족 터치라인을 파고들다가 가운데로 낮고 뻐르게 내준 크로스가 케인의 발 앞에 정확하게 배달됐다. 이날 경기 토트넘의 6번째 골 출발점이 바로 손흥민이었다.
공격포인트 3개를 폭발한 손흥민은 후반 34분 올리버 스킵과 교체아웃됐다. 토트넘 팬들의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한편, 영국 통계 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양 팀 통틀어 최고인 평점 9.9점을 줬다. 10점 만점에 단 0.1점 모자란 수치로 이번 시즌 손흥민이 후스코어드닷컴을 통해 받은 평점 가운데 최고점이다. 함께 2골을 넣은 케인은 평점 8.7점으로 손흥민보다 1.2점이나 낮다.

리버풀(영국) 장영민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