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시즌 결과에 따라 운명이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FA(자유계약선수)가 되는 류현진(32)과 강정호(32)를 비롯해 대형계약 종료까지 2년을 남겨둔 추신수(37), 빅리그 마지막 해가 될 확률이 높은 오승환(37)에게 2019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탬파베이 정착을 목표로 삼은 최지만(28) 또한 2018시즌의 기세를 2019시즌에 고스란히 이어가야 한다.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이는 역시 류현진이다. 지난해 한국인 최초 월드시리즈 선발 등판, 포스트시즌 1차선 선발 등판, 1점대 방어율 등을 달성한 후 FA가 된 그는 다저스의 퀄리파잉오퍼를 수락하며 FA 재수를 선택했다. 지난해 부상으로 3개월 가량 이탈한 아쉬움을 올해 풀타임 소화로 털어버린다는 다짐이다. 2015년 어깨 수술 당시 많은 이들이 류현진의 재기에 물음표를 던졌지만 류현진은 수술 이전보다 정교한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진화했다. 2019시즌 건강함을 증명해 규정이닝을 소화한다면 7000~8000만 달러 규모의 FA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
피츠버그 강정호도 절치부심하며 FA 대박을 바라본다. 지난해 가까스로 미국으로 돌아가 빅리그 복귀를 노렸던 그는 왼쪽 손목 부상을 당해 시즌 마지막 3연전만 소화했다. 2018시즌 후 피츠버그 구단은 강정호에 대한 옵션을 실행하지 않았고 강정호는 FA가 됐다. 하지만 피츠버그는 곧바로 강정호에게 300만 달러 보장, 인센티브 250만 달러 계약을 제의했고 강정호는 이를 받아들이며 FA 재수를 다짐했다. 이번 겨울 강정호는 한국에 돌아오지 않고 따뜻한 캘리포니아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1일 자신의 SNS에 변화를 꾀한 타격 훈련 영상을 올리며 주전 3루수 자리를 되찾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어느덧 팀에서 최고참급이 된 텍사스 추신수는 변화를 통한 정상 등극을 꿈꾼다. 2006년부터 풀타임 빅리거로 자리매김한 추신수지만 지금까지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디비전 시리즈가 가장 높은 무대였는데 앞으로 뛸 날이 많이 남지 않은 만큼 진지하게 월드시리즈 무대를 고민하고 있다. 물론 추신수 혼자만의 의지로 가능한 일은 아니다. 지난해 52연속경기 연속 출루로 맹활약했던 모습을 재현하면서 우승을 노리는 팀들이 군침을 흘리게 만들어야 한다. 리빌딩을 진행하고 있는 텍사스가 당장 우승후보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항상 발목을 잡았던 대형계약도 어느덧 2년 4200만 달러만 남은 만큼 추신수가 우승 청부사로 트레이드 돼 상위권 팀으로 이적할 가능성은 열려있다.
콜로라도 오승환은 '유종의 미'를 바라본다. 지난해 2016시즌의 부진을 극복하며 다시 한 번 소속팀의 필승조가 된 그는 한국 선수 최초로 한·미·일 포스트시즌에 등판했다.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에 세이브 하나만 남겨두고 있는데 계약기간 마지막해인 2019시즌에 대기록을 달성하고 한국으로 돌아올 확률이 높다. "힘이 남아 있을 때 한국에서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한 오승환이 2019시즌 콜로라도서 활약한 후 금의환향을 이룰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 저니맨에서 탈출한 최지만에게 2019시즌은 둘도 없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좀처럼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하며 지금까지 모두 6차례 유니폼을 바꿔 입은 최지만은 2018시즌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시즌 중반 밀워키에서 탬파베이로 트레이드된 게 신의 한 수로 작용했고 탬파베이에서 OPS(출루율+장타율) 0.877로 활약하며 중심타자로 올라섰다. 탬파베이는 2019시즌에도 최지만을 핵심전력으로 바라보고 있다. 마침내 자신에게 맞는 유니폼을 찾은 만큼 2019년이 빅리그 생존을 결정하는 중대한 시즌이 될 전망이다.

윤세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