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이적한 브라이스 하퍼(27)가 이적 후 첫 친정 방문에서 거센 야유를 받았다.
2일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 워싱턴의 시즌 첫 맞대결은 하퍼의 이적 후 첫 친정팀 방문으로 많은 관심이 쏠렸다.
2010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워싱턴에 입단한 뒤 리그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한 하퍼는 지난달 역대 자유계약(FA) 최고액인 13년간 3억3000만 달러에 도장을 찍고 필라델피아로 이적했다.
하퍼는 첫 친정 방문을 앞두고 "첫 타석에 들어갔을 때 어떤 모습이 펼쳐질지 기대된다"라며 "워싱턴 팬들은 날 환영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황은 달랐다.
경기 전 워싱턴 구단은 전광판을 통해 하퍼의 7시즌을 축약한 기념영상을 틀며 환영했지만 관중들의 대부분은 하퍼에게 야유를 퍼부었다. 일부 팬들은 배신자로 칭하기도 했다.
워싱턴 선발 맥스 슈어저가 필라델피아의 3번 타자 우익수로 나선 하퍼를 1회 첫 타석에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삼진을 잡아내자 야유는 엄청난 환호성으로 변했다.
하지만 하퍼는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야유를 잠재웠다. 하퍼는 이날 투런 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 3타점 대활약으로 8-2 승리를 이끌었다.
하퍼는 8회 투런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은 뒤 배트를 힘껏 집어던졌다.
'빠던(배트 던지기)'은 메이저리그에서는 금지된 행동이지만 하퍼는 주저없이 배트를 허공으로 던지며 팬들의 야유에 대해 일종의 응답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