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돼지'의 기운을 받은 김시우(24·사진)가 한국 국적으로는 유일한 마스터스 출전자답게 책임감을 갖고 대회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김시우는 11일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막을 올리는 마스터스 토너먼트에 3년 연속 출전한다.
최근 컨디션이 좋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지난주 막을 내린 발레로 텍사스 오픈에서는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질주하다 통한의 더블보기 하나로 4위로 마감했다. 그래도 샷 감은 최고조에 올라있다. 이번 시즌 PGA 투어에서 '톱10'에 4차례나 이름을 올릴 만큼 꾸준해 그린자켓의 주인공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김시우는 "한국선수 중 유일하게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만큼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겠다. 1, 2라운드를 함께 하는 선수(프레드 커플스, J.B 홈스)와 편안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을 것 같다. 재미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마스터스는 다른 대회와 달리 많은 관중이 아주 가까이서 지켜본다. 압박감이 큰데 너무 조용해서 압박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마스터스는 각종 규제가 엄격하기로 소문난 대회라 갤러리뿐만 아니라 취재진도 휴대전화는 물론 카메라도 갖고 들어갈 수 없을 정도다. 김시우는 서부시간으로 11일 오전 6시 25분 1번 홀에서 첫 티샷을 날린다. PGA 투어 통산 15승을 따냈으며 1992년 그린자켓의 주인공이 된 '필드의 신사' 프레드 커플스와 2016년 공동 4위에 오른 기억이 있는 J.B 홈스와 같은 조로 편성됐다.
마스터스 통산 5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황제' 타이거 우즈는 존 람(스페인), 리하오퉁(중국)과 함께 오전 8시4분,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리키 파울러, 캐머런 스미스(호주)와 오전 8시15분에 1번 홀 티잉 그라운드에 오른다.
국적은 미국이지만 한인인 마이클 김(25)은 오전 8시26분, 케빈 나(36)는 오전 8시59분에 각각 첫 티샷을 날린다.
디펜딩 챔피언 패트릭 리드는 관례에 따라 1, 2라운드에서 작년 US 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자인 빅토르 호프란트(노르웨이)와 함께 오전 8시34분부터 플레이를 시작한다. 호프란트는 노르웨이인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US 아마추어 챔피언십을 제패해 꿈의 무대를 밟게 됐다. 여기에 웹 심슨도 함께한다.
올해도 마스터스는 11일 오전 615분 잭 니클러스, 개리 플레이어(남아공) 등 원로 2명의 시타로 개막을 알린다.
한편 김시우는 "우승하면 내년 챔피언 만찬 메뉴는 생각해놓은 게 있느냐"는 질문에 "갈비 등 한식을 내놓겠다"면서 "다만 찌개 종류는 냄새를 꺼리는 선수가 있을 수 있어서 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