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오픈 테니스 전 챔피언 할레프 꺾어…메이저 4강 최초의 2000년대생 선수

18세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어맨다 아니시모바(미국·51위)가 프랑스 오픈 여자 단식에서 4강까지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아니시모바는 6일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대회 12일째 여자단식 준준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 시모나 할렙(루마니아·3위)을 2-0(6-2 6-4)으로 물리쳤다. 2001년 8월생인 아니시모바는 이로써 남녀를 통틀어 메이저 대회 단식 4강에 오른 최초의 2000년대생 선수가 됐다. 그녀는 지난 1월 호주오픈에서 2000년대생 최초로 메이저 대회 단식 16강에 오르는 기록을 남겼고, 이번 대회에는 그 여세를 4강까지 밀어붙였다. 아니시모바는 2006년 니콜 바이디소바(체코) 이후 13년 만에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4강에 최연소로 오른 선수가 됐다. 당시 바이디소바는 만 17세 1개월이었고, 올해 아니시모바는 만 17세 9개월이다.
부모가 모두 러시아 사람인 아니시모바는 뉴저지에서 태어나 미국 국적을 갖고 있으며 영어와 러시아어를 모두 구사한다. 아니시모바는 키 180㎝ 장신에 백핸드 샷이 강점으로 꼽히며 경기 운영 능력이나 서브 속도를 더 향상하면 세계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할 재목으로 평가된다.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를 좋아하는 아니시모바는 올해 호주오픈 당시 인터뷰에서 "샤라포바처럼 10대 나이에 메이저 대회 우승을 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이번 대회에서 우승까지 바라보게 됐다.
2세트 게임스코어 4-1로 앞서던 아니시모바는 이후 연달아 3게임을 내줘 4-4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게임스코어 5-4로 한숨을 돌린 뒤 할레프의 서브 게임을 곧바로 브레이크, 이번 대회 무실세트 행진을 이어갔다.
디펜딩 챔피언인 할렙은 2007년 쥐스틴 에냉(은퇴·벨기에) 이후 12년 만에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2연패를 노렸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아니시모바는 4강에서 애슐리 바티(8위·호주)와 만나게 됐다.
이번 대회 여자단식 4강 대진은 아니시모바-바티, 요해나 콘타(영국·26위)-마르케타 본드라소바(체코·38위)의 대결로 압축됐다.
남자 단식 4강은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1위)-도미니크 팀(오스트리아·4위), 라파엘 나달(스페인·2위)-로저 페더러(스위스·3위)의 대결로 압축됐다. 조코비치는 알렉산더 츠베레프(독일·5위)를 3-0(7-5 6-2 6-2)으로 물리쳤고, 팀은 카렌 하차노프(러시아·11위)를 3-0(6-2 6-4 6-2)으로 제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