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상업 활동으로 자본 탄탄
리그 중단에도 임금삭감 등 없어

프로의 세계에서는 결국 자본이 큰 평가 기준이 된다. 꾸준히 상업 활동에 매진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대응하는 배경이다.
프리미어리그 빅클럽 중 하나인 맨유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리그가 전면 중단된 상황에서도 선수단 임금 삭감을 강행하지 않고 있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바르셀로나와 유벤투스 등이 선수 임금을 대폭 삭감했고, 토트넘이 구단 직원들의 임금을 낮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맨유의 선수들은 물론이고 구단 직원들도 문제 없이 임금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
맨유라고 해서 코로나19로 인한 금전적인 타격을 피해갈 수는 없다. 맨유는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중단으로 금전적인 타격을 크게 받았다. 영국 언론 데일리메일의 2일 보도에 따르면 만에 하나 이대로 시즌이 끝날 경우 맨유가 홈 경기 수익, 중계권 등으로 인해 손해 볼 금액은 최대 7억6200만 파운드(약 1조161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명 어려운 상황이지만 다른 팀들과는 다르게 대응하는 이유가 있다. 꾸준한 상업 활동을 통해 많은 자본을 확보한 덕분이다. 지난해 7월 맨유가 공시한 파이낸셜 리포트를 살펴보면 맨유는 한 해 동안 2억7509만3000파운드(약 4192억7000만원)의 상업 수익을 기록했다. 스폰서십 계약으로 1억7301만 파운드(약 2636억 8000만원))를 벌었고, 기타 상품 판매 등으로도 1억208만 3000파운드(약 1555억8500만원)를 챙겼다. 중계 수익으로 2억4121만 파운드(약 3676억원)를 확보했고 홈 경기 수익도 1억1081만9000파운드(1689억원)에 달했다. 같은 지표에서 얻은 수익이 맨체스터 시티보다 5000만 파운드(약 762억원), 리버풀보다 9400만 파운드(약1433억원) 이상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몇 년간 맨유는 프리미어리그와 클럽대항전에서 두 팀에 비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대신 재정적으로는 더 풍요롭다는 사실이 위기 속에 드러났다.
맨유는 꾸준히 몇 년간 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다양한 스폰서를 유치했다. 일각에선 맨유의 상업 활동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에드 우드워드 맨유 부회장은 성적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지나치게 상업 활동에 집중한다며 손가락질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맨유가 비판 받았던 활동들은 오히려 현재 상황을 극복할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정다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