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잡지 보그가 코로나 19로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의료진과 세계에 대한 존중을 표하기 위해 발간 최초로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새하얀 4월 호 표지를 공개했다.

지난 8일(현지 시각) 보그 이탈리아는 공식 SNS에 “역사상 처음으로 완전히 흰색 표지를 인쇄하기로 했다. 이미지가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 반대다”라며 “흰색은 많은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전했다.

보그 이탈리아는 “흰색은 모든 존중을 의미한다. 흰색은 재탄생, 어둠 이후의 빛, 모든 색들의 합을 의미한다. 흰색은 우리의 생명을 위해 최전선에서 자신들의 삶을 바치는 사람들이 입는 옷 색깔을 의미한다”며 코로나 19로 현장에서 발로 뛰고 있는 의료진을 기념했다.

이어 “보그는 100년이 넘는 역사 동안 전쟁, 위기, 테러 행위들을 겪었다.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L’Uomo Vogue’의 쌍둥이 프로젝트와 관련된 것을 표지로 실으려고 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의료진들이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노력하는 전 세계적 위기를 모른척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계획했던 프로젝트를 중단했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면서 새하얀 표지를 실은 취지를 밝혔다.

또 “1929년 세계 대공황 이후 흰색이 현재의 순결함과 미래를 위한 희망을 표현하기 위해 옷 색감으로 선정됐을 때를 회상했다”면서 마지막으로 “순백은 항복이 아니라 빈 시트지가 채워지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새로은 이야기가 이제 곧 시작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보그 패션 잡지는 프랑스·미국·영국·독일·이탈리아·에스파냐·브라질·오스트레일리아·싱가포르·한국 등 10개 국에서 발행되고 있으며 1892년 뉴욕에서 창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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