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마드리드전 거친 반칙으로 레드카드
1경기 '출전정지'·추가 징계는 피해

발렌시아 유망주 이강인(19)이 퇴장을 당했다. 무려 4개월 만에 출전한 경기라 충격이 더 크다.
이강인은 지난 18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라리가 29라운드 경기에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 당했다. 0-2로 뒤진 후반 31분 교체 출전한 이강인은 후반 44분 레알 마드리드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의 다리를 걷어차 다이렉트 퇴장 명령을 받았다. 공과 관계 없이 발길질을 하는 워낙 거친 반칙이라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이강인은 지난 2월22일 레알 소시에다드전 이후 무려 4개월여 만에 리그 경기에 출전했다. 부상과 주전 경쟁 구도에서 밀린 영향으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이강인은 오랜 시간을 기다려 출전 기회를 얻었다. 상대는 스페인 거함 레알 마드리드라 이강인 입장에선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중압감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한 경기 출전 정지를 떠나 팀 내 입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퇴장이라 더 뼈 아프다. 팀 내 입지가 좁은 이강인에게 악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다. 게다가 이강인은 이미 지난해 10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에서도 무리한 태클로 레드카드를 받은 경험이 있다. 한 시즌에 다이렉트 퇴장을 두 번이나 당하는 선수는 많지 않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라 이해할 수 있지만 퇴장을 잘 당하는 선수라는 이미지가 생기는 것은 선수에게 좋지 않다. 프로선수에게는 옐로카드, 레드카드 한 장 한 장이 자신의 커리어가 된다.
발렌시아를 떠나 이적하려는 이강인의 현재 상황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우려가 따른다. 이강인은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출전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팀으로 떠나고 싶어 한다. 완전이적이든 임대이적이든 다음 시즌에는 발렌시아가 아닌 다른 팀에서 뛰겠다는 의지가 확실하다. 재개 후 후반기에 좋은 모습을 보여야 좋은 조건으로 자신이 원하는 팀으로 떠날 가능성이 커진다. 현재 타이밍은 그래서 중요한데 하필 이럴 때 퇴장을 당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칙 장면도 사고나 우연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걱정이 더 크다.
현지 언론에서도 이강인의 퇴장 장면을 혹평하며 비판하기도 했다. 스페인 마르카는 "추가징계도 가능한 반칙"이라며 이강인의 행동을 문제 삼기도 했다. 다행히 추가징계는 나오지 않았고, 이강인은 다음 경기 오사수나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그나마 한 경기 출전 정지에 그친 게 이강인에게는 다행이다.

정다워기자